알레르기 및 광우병 등을 포함한 식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지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식품 라벨에 표기되는 내용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작지만 자세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소형 라벨 프린터의 개발은 식품 가공업체 및 유통업체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계속 늘어나는 규제 요건과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형 업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태플러와 공기주입식 네일건(nail-gun) 제조사 맥스(Max. Co.)가 소규모 식품 업체들이 쉽고 저렴하게 라벨을 만들 수 있는 프린터 제품들을 적극 마케팅하고 있다. 도쿄에 있는 동사는 지난 3월 LP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그동안 가장 경시되었던 시장에 좀더 깊숙이 침투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LP 시리즈의 세 가지 55S 모델은 도시락 업체, 과자 제조사, 신선식품을 파는 상점 등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 프린터는 14.8cm 폭에 깊이는 21.9cm, 높이는 21cm 크기이며 무게는 2.9kg에 불과하다. 기존에 나온 일반적인 라벨 프린터에 비해 크기나 무게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금전출납기나 주방에 두고 사용하기에 이상적이다.

이들 라벨프린터는 불이 들어오는 디스플레이를 달았고, 라벨 세팅과 편집 등 기본적인 조작을 4개의 버튼으로 가능하게 하는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은 기존 모델들과 비슷한 22만엔에서 28만엔 선이다.

라벨프린터 크기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라벨 역시 5cm 폭으로 줄어들었다. 기존 모델의 2/3에 불과한 것이다. 프린트 속도도 향상되어 시간이 기존 모델의 80% 정도(초당 8cm)로 단축되었다.

사무용품판매부의 다카유키 사사키 부장은 “이렇게 크기가 줄어들고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모델을 만들게 된 것은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만 남기고 군살을 뺏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라벨프린터 제조사들은 출력 속도와 인쇄품질, 그리고 여타 성능과 관련된 부분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맥스가 300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존에 개발된 모델들은 너무 많은 기능이 담겨 있는데다 전력 소모도 크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LP 시리즈는 중소 식품 가공업체와 유통 상점들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했다. 그래서 큰 비용부담없이 중소업체들이 자사만의 라벨을 디자인하고 출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라벨 디자인 데이터는 프린터와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컴퓨터상에서 직접 용도에 따라 변형하며 이용할 수 있으며 스티커 라벨에 프린트할 수 있도록 라벨프린터로 전송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LCD 창을 총해 프린트할 내용을 확인하고 편집할 수 있다. 또한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는 내장되어 있는 메모리 카드에 저장할 수 있다. 이번 신규 모델들은 또한 방수 기능도 있어 물기가 많은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맥스는 소규모 식품 가공업체들이 이러한 제품을 절실히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이런 컴팩트 프린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동사는 오랫동안 상용 사인보드에 텍스트를 더할 수 있도록 하는 스티커 프린터를 생산해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판매 대행사와 공동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동안 동사는 식품 라벨 프린트에 대한 많은 요구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일본농산품표준(Japan Agricultural Standards)과 식품위생법은 식품 라벨에 표기되어야 하는 사항들을 계속 늘리는 방향으로 개정되어 왔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이 전문 라벨인쇄 업체에 라벨을 주문하려고 하면 이들은 1천장 이하의 주문은 아예 받지도 않는다는 현실에 부딪힌다.

그러한 주문 하한선은 생산량이나 판매량이 적은 기업에게는 맞지 않는다. 게다가 라벨 표기사항을 수정하려거나 추가 정보를 입력해야 하면 이렇게 대량주문한 라벨의 많은 부분이 그냥 버려지기 마련이다.

라벨 프린트를 위해 디자인된 대부분의 기존 프린터는 대량 생산을 겨냥한 것이다. 게다가 가격도 한 대당 50만엔에서 백만엔 정도에 달하고 라벨 표기사항을 바꾸는 데도 비용이 많이 들며 복잡하기까지 하다. 이런 기계들은 대기업들에게는 적합할지 몰라도 중소기업들에겐 부담스러울 뿐이다.

소량의 라벨을 쉽고 저렴하게 디자인하고 출력할 수 있는 식품 라벨프린터의 잠재 수요는 상당하다. 맥스는 중소기업들의 필요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장시간 고객들을 방문, 면접한 후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다고 제품개발부의 히로시 오노가 밝혔다.

동사의 스티커 프린터 기술이 제품 개발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스티커는 보통 플라스틱 PET를 사용하여 내구성을 높이는데 이번 라벨프린터는 저렴한 종이 라벨을 사용한다. 한편, 한때 팩시밀리 기계에 잉크 카트리지를 교체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흔하게 사용되었던 자동온도조절 프린팅 방식을 사용한다.

LP 시리즈가 처음 시장에 나온 것은 쇠고기 추적관리 제도가 실시되기 전인 2004년 2월이었다. 쇠고기 추적제도는 2004년 12월부터 시행된 것으로 육류 판매시 동물의 ID를 표기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동사는 수많은 문의를 받았고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의 물량을 판매했다.

맥스는 중소 식품 가공업체를 위한 저렴한 라벨프린터 시장이 연간 2만대에 달하며 금액으로는 1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동사는 금번 회계연도에 5천대를 판매하고 2007년까지 10억엔 규모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NIKK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