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정부가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땅콩버터 사건을 계기로 식품위생 업무를 전면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식품의약국(FDA)의 식품과 의약품 부문을 분리해 새로운 식품위생 전담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3월 2일 NBC방송 ‘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FDA가 이번 일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FDA 활동에 대해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어 15일에는 사고가 발생한 조지아주의 유력 지역신문인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이 FDA의 양대 기능인 식품과 의약품을 분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색스비 챔블리스 상원의원(공화당·조지아주)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식품안전관리와 관련해 구조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FDA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의약품 업무에만 집중하고, 식품안전을 전담하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거나 농무부(USDA) 소관으로 이관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DA가 식품안전보다는 의약품 관리에 치중하느라 그동안 제대로 된 식품안전관리 정책을 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또 로자 델라로 하원의원(민주당·코네티컷주)과 딕 더빈 상원의원(민주당·일리노이주)은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는 식품안전업무를 하나로 통합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는 우리나라 식품안전체계 개편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농산물 단계의 안전과 축산물 관리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담당하고, 식품과 의약품 관리는 FDA를 본떠 만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맡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등 다른 부처도 일부 식품안전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그동안 식품안전관리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 업무 혼선이 잦고, 식약청이 식품안전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다룬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홍순우 기자/ hibou@hanmi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