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물품 구매형태가 소비를 줄이는 등 새로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CJ홈쇼핑이 최근 선정해 발표한 2008년 가장 많이 팔린 히트상품 Best 10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CJ홈쇼핑의 히트상품 Best 10을 보면, 상품력이 검증된 간판 스테디셀러 제품들의 식지 않는 인기와 더불어, 반찬류 식품을 및 침구, 언더웨어 등 대부분 생활에 꼭 필요한 상품들이 히트 상품 목록에 올라있다.

이러한 경향은 불황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면 소비를 자제하려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잘 보여준다.

베스트 상품 중 1위는 무려 3년째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한방 샴푸의 대명사 댕기머리이다. 댕기머리 샴푸는 2006년 44만개, 2007년 51만개 판매에 이어 올해는 64만개가 넘게 판매되며 3년 연속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계속되는 인기에 힘입어 6월에는 댕기머리 샴푸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댕기머리 샵’이 CJ몰 내에 오픈 되기도 했으며, 지난 11월부터는 리뉴얼 작업을 거쳐 한층 업그레이드 된 ‘댕기머리 기 골드 프리미엄’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각각 2위와 6위를 차지한 안동 간고등어와 제주은갈치는 특히 상, 하반기 개별 히트상품 집계에서도 모두 수위권에 들어, 불경기 속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해먹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면서 반찬류 식품으로서 더욱 많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의류 카테고리에서도 작년과는 다른 분위기가 나타났다. 의류의 경우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 강한’ 상품이거나, 바지, 재킷, 코트 등을 묶어 판매했던 기존과 달리 바지 한 벌만도 구매가 가능한 ‘단품 판매 상품’이 인기를 얻었다.

4위를 차지한 디자이너 이신우, 박윤정의 언더웨어 피델리아는 2007년에는 10위권에서 잠시 빠졌다가 재진입에 성공한 케이스다. 5위에 오른 카파의 트랙수트는 스포츠 의류이면서도 종전의 트랙수트들과 비교해 패션성이 많이 강화된 제품으로 슬림한 라인과 경쾌한 컬러감, 세련된 디테일로 운동 시뿐 아니라 평상시 캐주얼 의류로도 손색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젊은 층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CJ홈쇼핑의 PB 언더웨어로 2007년 국내 란제리 브랜드로는 최초로 서울컬렉션 무대에 오른 피델리아는, 올해에도 2년 연속 서울컬렉션에 출품되면서 관심을 모았으며, 특히 지난 달에는 컬렉션 무대에서 선보여진 작품들이 ‘서울컬렉션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 패키지’로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면서 폭발적인 고객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편, 10위권 내 대부분의 상품들이 ‘불경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 또한 2008년 히트상품 목록에서 눈에 띄는 특징이다.

9위를 차지한 에반딕스는 대부분의 홈쇼핑 신사복 상품이 여러 벌을 묶어 구성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 벌만도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단품 판매 전략’으로 인기를 얻어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불황 속 ‘입는 것’에 대한 지출을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경향을 반영, 꼭 필요한 수량만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주효해 수 차례의 매진 사태를 빚기도 했다.

CJ홈쇼핑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불경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품력이 확실히 검증된 상품에 대한 단골 고객들의 재구매와, 합리적인 가격의 실용성 강한 상품이 불황을 이기는 키워드”라고 말했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