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유통업체들이 앞 다퉈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대목 잡기에 나섰다. 이번 추석 시장은 경기불안으로 인한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예년에 비해 그 수요가 대폭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손 놓고 대목을 놓칠 수는 없는 법. 유통업계는 올 추석 선물세트의 트렌드로 ‘친환경(Green)’, ‘가격(Price)’, ‘안전성(Safety)’를 꼽고,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예년보다 어려워진 경제 여건 때문에 올 추석에는 ‘가격(Price)’에 대한 민감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웰빙 선호 추세에 따라 ‘친환경(Green)’적이고, 올 초부터 잇달아 불거진 식품 이물질 사태로 인해 ‘안전성(Safety)’도 주요 트렌드로 부각될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선물세트를 구성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 트렌드는 ‘친환경’, ‘가격’, ‘안전성’

재활용이 쉬운 친환경 소재의 과일 선물세트

롯데마트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에 상품 내용물에서부터 포장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적인 요소(Green)를 강화했다. 과일, 야채 선물세트에서 친환경 선물세트를 지난해 추석보다 30% 가량 늘리고, 한우 선물세트에서 업계 최초로 친환경 무항생제 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포장에서도 친환경적인 요소가 대폭 강화되었다. 친환경 과일세트의 전 품목에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난좌(과일 선물세트 중 과일을 놓는 자리를 홈으로 만든 포장재)를 없애고, 재활용이 쉬운 친환경 소재의 난좌로 교체했다.

또한, 굴비를 엮는 끈 역시 나일론에서 생분해성 소재로 바꿨다. 그리고 건강, 차 선물세트 중 일부 상품의 종이상자의 재활용을 쉽게 하기 위해 코팅 재질을 얇게 하였다.

생분해성 소재를 적용한 굴비 선물세트

동사는 또한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올해 추석 선물세트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져 중저가의 선물세트들이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 저가의 실속 세트의 비중을 지난해 추석보다 30% 가량 늘렸다.

대표적인 실속 선물세트인 멸치, 김 세트, 1만 원 이하의 생활용품 선물세트, 알뜰 선물세트인 커피 선물세트와 타월 선물세트 등도 각각 20~30%가량 수량을 늘렸다.

이와 함께 포장의 감량화에 따른 비용 절감도 실현하였다. 동사의 타월 선물세트의 경우, 기존의 종이상자 위에 화려한 겉포장을 한 번 더 하던 방식에서 종이상자 자체의 디자인을 더욱 산뜻하게 만들어 한 번만 포장하도록 하였다.

수삼 등 일부 야채·양주 선물세트도 좀 더 나은 1차 포장 디자인을 개발, 한 번 더 싸는 수고를 덜었다. 특히, 북한산 동고버섯 세트의 경우, 기존의 버섯을 채반에 올려놓고 종이박스나 보자기로 포장하는 방법에서 채반을 쓰지 않고 종이박스만 사용하는 포장으로 방법을 바꿔 비용을 5000원 가까이 줄였다고 한다.

선도 관리를 위해 MAP 포장을 적용한 한우 선물세트

포장 감량화 통해 비용 절감 실현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시기가 빨라 냉장·냉동 선물세트의 선도 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는 온도에 민감한 한우, 갈치, 옥돔 등 30여 품목의 냉장·냉동 선물세트를 구매할 경우, 서울 및 주요 수도권 지역에 한해 냉장 차량을 이용해 무료배송을 실시하여 교통 체증에도 효과적으로 선도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신선도의 유지를 위해 가스치환포장 방식인 MAP(Modified Atmosphere Packaging) 방식으로 포장한 PB상품을 출시하였다. MAP 포장은 고기의 호흡속도를 늦추고, 미생물의 성장을 감소시키며, 효소에 의한 오염을 지연시켜 보다 신선하게 식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포장 방법으로, 동사는 이 새로운 포장방식을 통해 냉장 선물세트의 경우, 기존의 4일 가량이던 신선도 유지 기간을 7일 가량으로 연장시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면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포장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하였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