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제조 시설에서는 GMP(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를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기기 GMP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품질보증체계로서, 전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EU·일본 등 GHTF 5개 회원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에서 그 적용을 의무화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04년부터 의무화하였다.
이러한 GMP를 만족시키는 의약품 제조 시설을 위한 설계, 시공을 위한 여러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일본의 가시마건설은 의약품 시설 엔지니어링과 FM(자원 관리)기술을 융합한 의약 생산 시설 전용의 시설 관리 시스템 의약품 생산 시설 CAFM을 개발하여 오피스빌딩 등의 건축·건축 설비·집기비품 등 FM 업무로 활용해 왔던 CAFM을 의약품 생산 시설용으로 CAFM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이세이건설은 의약품 공장이나 연구소를 위한 항생 물질, 면역 억제제 등이 외부로 비산·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과 외부 오염물질의 침입을 방지한 클린룸 기능을 동시에 하는 T-Hazard Barrier를 개발했다. 유출과 침입 방지를 동시에 하는 최초의 시설이고 종래 관리구역 공간을 대폭 줄일 수 있고, 보다 고기능으로 안전성이 높은 오염 대응 시설의 실현이 가능하다.
주가이제약 후지에 공장은 항암제를 주로 한 의료용 고형제(정제·캡슐제·과립제)를 생산하는 제조 시설이다. 지금까지 각지에 분산되어 있던 고형제 제조 시설을 통합하고 생산성 향상과 최신 생산 설비를 도입하여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하여 새로운 공장을 만들었다.
이 시설은 SRC구조(면진 구조), 지상 4층, 옥탑 1층, 총건평 2만 9,150㎡로, 1일 2교대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고형제의 제제 가공, 포장, 출하까지를 일관하며 일본 최대의 생산량 규모를 자랑한 고형제 제조 시설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차세대에 적합한 다목적 고형제 의약품 제조 시설이 요구됐다. 동일 설비에서 여러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시설이다. 종래 항암제 등 소량으로 신체에 강한 약효를 주는 ‘고 약리 활성 물질’을 원료로 하는 여러 의약품을 동일 설비에서 생산하는 것은 곤란했었다. 원료 물질의 유해 물질 오염(교차 오염)에 의한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과 설비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고 약리 활성 물질의 봉함을 시작하고 유해 물질 오염을 방지한 생산 기기나 세척 장치 등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높은 수준을 만족시키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다목적 고형제 공장을 실현했다．
가시마건설은 세계 최첨단의 다목적 고형제 공장의 실현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완성 후의 시설에서 고 약리 활성 물질의 봉함과 생산 기기 세척 시의 잔류량 측정 데이터를 수집, 그 데이터를 분석·체계화한 다목적 고형제 공장의 설계 평가 수법을 확립했다.
이 설계 평가 수법의 확립은 주가이제약이 새로운 시설 계획에 피드백하고 보다 고품질의 멀티 고형제 공장을 설계·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다목적 고형제 공장은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의 창출, 주변 환경을 지키는 안전성, 재해 시의 사업 계속(BCM에의 지원), 장래의 용도 변경에 대한 대응 등 차세대의 의약품 제조 시설에 적합한 환경을 실현했다．
소량으로 신체에 강한 약효가 있는 고 약리 활성 물질을 포함한 품목의 약제를 동일 설비에서 제조하기 위해서는 (1)유해 물질 오염 방지 (2)작업자 안전 확보 (3)주변 환경에 대한 안전 확보가 과제이었다．
가시마에서는 고약리 활성 물질을 생산 기기와 제조실의 이중의 배리어로 가두는 방법을 도입했다. 생산 기기를 봉하여 작업자는 직접 고 약리 활성 물질에 노출된 환경에서 해방되고 종래 착용하고 있던 에어라인 슈트 등의 장비가 불필요하고 작업성의 향상, 작업 환경 개선이 실현된다.
또한 제조실을 봉쇄하여 불의의 사태에 대처한다. 지진 재해 등이 발생하여 생산 기기가 정지한 경우에도 제조실 외부로 고 약리 활성 물질이 누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주변 환경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이중의 배리어이다．
의약품 원료의 유해 물질 오염 방지에는 원료가 잔류하기 어려운 생산 기기의 설계와 우수한 세척 장치의 개발이 요구됐지만 봉쇄 기능과 세척기능을 구비한 세계 최초의 생산 기기를 개발했다. 다목적 고형제 공장의 실현은 이 생산 기기의 개발 없이는 불가능했다.
GMP 기준을 만족하면서 한 곳에서 여러 약품을 생산하는 차세대 다목적 의약품 제조시설이 앞으로 필요하리라 생각되며 이러한 설비를 가능하게 하는 설계, 시공 방법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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