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는 바퀴벌레 약은 까만 동그라미 모양이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지 수십 년.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상관없이 바퀴벌레 약은 모두 동일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 패키지와 라벨을 벗기면 제품 구별이 되지 않는 것 또한 당연한 일.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는 제품이 나와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한국존슨의 바퀴벌레 살충제 전문 브랜드 레이드가 지난 6월, 집안 틈새 구석구석에 감쪽같이 붙여 바퀴를 박멸하는 맞춤형 「레이드 골드 베이트」 2종을 출시한 것이다.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소비자 불만 해결

한국존슨은 붙이는 바퀴벌레 약품을 개발한 1970년대 말부터 까만 동그라미 형태의 디자인을 유지했다.

하지만 “바퀴가 자주 다니는 싱크대 다리 등에 살충제를 붙일 수 없어 불편하고, 검은색이 눈에 잘 띄어 손님이 올 때 ´바퀴벌레가 많은 집´으로 인식된다."라는 소비자 불만을 받아들여,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6개월여의 연구 끝에 나온 신제품 「레이드 골드 베이트」는 소비자 니즈를 가장 잘 반영한 맞춤형 제품이 되었다.

「레이드 골드 베이트」는 기존의 검은색 원형의 붙이는 바퀴 살충제와 달리, 골드 색상에 부채꼴과 스틱의 두 가지 실용적인 맞춤형 디자인으로 제작하여, 칙칙한 바퀴 살충제의 느낌을 한결 밝고 가볍게 만들었다.

바퀴벌레 약은 바퀴벌레가 자주 다니는 싱크대 밑이나 가구 사이의 틈새에 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존의 원형 제품은 그러한 곳에 붙이기 어렵고, 눈에 잘 띄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모서리 코너에 딱 들어가는 부채꼴 모양의 ‘코너형’과 세로로 긴 스틱형으로 좁은 틈새에도 붙일 수 있는 ‘틈새형’의 두 가지 디자인으로 제작하였다. 사이즈 또한 ‘작은 바퀴용’과 ‘큰 바퀴용’으로 구별,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집안 구석구석에 주로 서식하고, 틈새로만 옮겨 다니는 바퀴의 습성을 철저히 연구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기존의 원형 제품으로는 커버할 수 없었던 바퀴의 모든 이동 동선을 파악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함께 제품의 색상을 기존의 검정에서 골드로 바꿔 프리미엄 제품의 고급스러움을 연출하였다. 제품 컬러를 골드로 선택한 데에는 프리미엄 제품임을 표현하고, 레이드의 메인 컬러인 옐로우와의 조화를 고려한 것은 물론, 최근의 가구 인테리어 경향을 고려해 정한 것이라고 한다.

가정 인테리어 고려해 제품 색상 결정

제품의 메인 타깃인 중상층 가정의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대부분 바닥에 원목마루를 깔았다. 자연친화적인 나무색을 띄는 연한 골드 컬러를 적용하여, 기존의 검정색이 집안 분위기와 맞지 않아 눈에 두드러지던 것과는 달리, 「레이드 골드 베이트」는 인테리어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

‘코너형’과 ‘틈새형’ 베이트는 또한 곡선을 넣은 디자인으로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외부 상자는 UV인쇄를 통해 금박, 엠보싱 처리를 하여 프리미엄 제품의 고급스러움, 「레이드 골드 베이트」의 제품 특성을 소비자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하였다. 골드 컬러와 입체감으로 점두에서 타 제품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였다.

「레이드 골드 베이트」는 이러한 패키지의 변화와 함께 제품의 성능 향상을 꾀하여, 기존 살충제보다 한층 강력해졌다. 바퀴의 유입력을 높이고, 바퀴 살충 성분인 히드라메칠론 성분의 강화로 살충력도 한 층 업그레이드되어 제품 1개면 3개월간 사용이 가능하다.

고정관념을 깨는 획기적인 변신으로 「레이드 골드 베이트」는 출시 3개월 만에 시장 점유율을 8%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또한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 SC존슨앤드선(Johnson & Son) 본사에서 한국존슨이 자체 개발한 이 제품을 최우수 개발품으로 선정,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각지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존슨 개발부의 서도찬 차장은 “글로벌 기업에서의 제품 개발은 힘들다. 특히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더 힘들다. 하지만 그러한 소비자 니즈를 파악,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여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어서 기쁘다”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파악하고,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