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경 교수

지난 9월 중순 느닷없은 이메일이 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분석전략팀으로부터 왔습니다. 이유인 즉 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종목이 보다 산업현장 수용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관계전문가들이 참석한 자격구조분석 회의를 통하여 국가기술자격종목 정비(안)을 마련하였는데 포장산업기사 및 기사의 통합·폐지(안)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폐지사유는 현재 포장과 관련된 교육훈련기관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디자인분야와 자격의 중복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한다는 정성적 기준 외에 최근 5년간 자격 취득자가 30명 미만이라는 정량적 기준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교육훈련기관의 존재유무와 디자인분야와의 중복성 문제는 공단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정량적 기준으로 제시된 합격률의 경우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포장기사의 경우 42명이 응시하여 2003년에 2명, 포장산업기사의 경우 5년간 응시자가 297명이었는데 합격자는 9명에 불과하였으니 답답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답변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최근의 연구결과(패키징 로드맵, 산업자원부)에서 포장은 2002년 기준 제조분야만 10조원이 넘는 생산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산업적 영향력이나 그 부가가치를 포함하면 3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산업분야입니다.

포장산업은 그동안 정부의 정책부재와 산업구조조정의 지연 등으로 부진을 거듭하다가 최근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4년제 대학을 신설하고 환경문제의 촉발로 포장관련 업계인 식품, 전자산업 등에서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1. 자격증 정비사유로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는 포장기사 및 산업기사 합격률 저조는 그간 자격검정 방법 및 시험기준 등이 현실과 동떨어졌기 때문이지 자격증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자격검정 방법 및 시험기준에 대한 연구는 최근 귀 공단의 “포장기사 직무분석”을 통하여 재정비하였으며 새로운 검정기준이 지원자 및 합격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2. 기사의 경우 이제 1개 4년제 대학교에서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하였기에 그간 자격증 수요가 없었던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할 수 있으며 향후 1, 2개의 4년제 대학이 학과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는 꾸준한 증가가 명확히 예측됩니다.

3. 포장분야에는 4개의 전문대학에 학과가 있으며 이 역시 그간의 합격률 부진은 현실에 한참 뒤떨어진 시험기준 및 난이도 조정 실패로 학생들의 자격취득의지를 꺾어놓은 점이 매우 큽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새로운 직무분석으로 출제기준이 현실화되면 합격률은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폐지통보가 느닷없이 다가온 것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포장분야 검정 및 출제팀에서는 지난 8월 포장에 대한 직무분석을 요청하여 두 달여에 걸쳐 직무분석작업을 아무런 대가없이 진행하여 오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공단에서 전혀 상이한 내용의 협조요청을 받은데 대해 어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직무분석을 통하여 포장기사는 “산업분야에서 생산 및 가공되어진 각 상품의 포장에 필요한 세부사항과 요구되는 재료와 용기의 형상을 결정하여 상품의 유통과정을 이해하고 제품보호성 향상과 물류비 절감을 위한 포장의 설계, 관리 및 개발 등 관련된 활동들을 수행하는 직무”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세부 출제기준을 새롭게 설정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포장기사 및 산업기사 자격증 취득을 지도하고 있는 대학교수로서 진작부터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못했기에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는 自愧感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시시각각 급변하는 기술의 발전 속에서 정형화된 틀로 자격을 수여하는 자격증에 대해 회의를 표하는 포장인도 있으나 유일한 포장관련 국가자격증인 포장기사 및 포장산업기사의 존재는 “포장”이라는 직종을 존립하게 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국가자격증의 존재는 그 직종의 “자존심”이기 때문입니다.

"퓨전공학"이라고 할 수 있는 포장분야에서 포장기사 및 산업기사의 존재가 실질적으로 포장산업 전체의 실무인력 수급에 큰 역할을 하려면 필요한 인재를 찾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인재를 육성하는 현명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포장기사의 存置를 위한 학회는 물론 많은 관련 단체, 인사들의 노력이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산업계의 더 많은 관심을 진심으로 요청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