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일 차장

지금 독일에서는 무게 441그램의 팀가이스트라는 축구공 하나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어 각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시청 앞 서울광장을 비롯한 전국의 거리에서 온통 빨간 옷에 태극기를 온몸에 휘감은 160만 열성팬들을 보면 모두 무언가에 의해 최면이 걸려있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전 세계인들이 이 장면을 보았으면 2002년에 이어 다시 한번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2006 FIFA 월드컵에서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1승1무1패라는 다소 괜찮은 성적을 가지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한달간 보여준 선수들과 국민들의 열정은 우리 스스로를 놀래키기에 충분한 것이었으며, 아마도 우리나라가 그토록 외쳤던 대한민국이라는 뜨거운 응원문화, 단합된 힘, 정열만큼은 월드컵 응원 우승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우리나라는 월드컵의 의미를 충분히 구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축구공뿐만 아니라 2.7그램짜리 탁구공으로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중국선수를 이길 때 우리는 그러했으며, 작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도 일본을 이길 때 대한민국 4천7백만이 박진감 넘치고 재미와 흥미를 극대화한다는 공통점에서 일심동체로 녹아들었다.

독일에서도 대한민국의 단합된 힘 보여줘

독일과 우리나라는 7시간의 시차(서머타임기준)가 있는데 생체시계의 작동을 거부한 채로 새벽까지 눈을 비벼가며 텔레비전 앞에서 온 식구가 축구를 보느라 생활 리듬이 깨져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한둘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16강 탈락이라는 아쉬움이 모든 사람들을 허탈감과 우울감에 빠져들게도 하였다.

스포츠정신은 승리해도 교만하지 않고, 패배해도 좌절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로서 혼자서 잘한다고 승리하는 것도 아니고, 속임수가 통하지 않은 정정당당함이 있어야 한다.

두 팀이 동일조건에서 시합하는 공평정대함이 있어야 하며, 승리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또한 있다. 그래서 전 세계 축구팬들이 경기에 따라 승리의 환호도 있고, 가슴속의 열기도 느끼며, 깜짝 놀라기도 하고,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느끼며, 패배의 절망도 느낀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의 꿈을 이루게 한 일등공신은 거스히딩크(Guus Hiddink)라는 네덜란드 전감독이었다. 히딩크는 한국 축구의 고질병을 깨끗이 고쳐준 명의(名醫)라고 한다. 또한 2006년 월드컵에서도 호주를 32년만에 월드컵진출을 시켰으며, 본선에서도 일본과의 경기에서 탁월한 용병술이 다시 한번 빛나면서 ´히딩크의 마법´이 발휘되는 순간 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마법이 아니었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놓는 히딩크감독의 축구철학이다. 히딩크는 우리나라 부임 초기에 한국 프로축구를 본 뒤 “걸어 다니는 경기 같다”고 평했다. 한국 선수들의 기초체력 부진이 한국 축구의 가장 큰 걸림돌이란 것이었다.

이란 등 몇 번의 A매치에서 경기에 대비한 전술 훈련보다는 체력 다지기에 힘쓰던 선수들이 경기에서 5-0이라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을 본 축구팬들은 실망했고, 이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월드컵 본경기에서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을 상대로 연이어 승리함으로써 한국의 축구역사를 새로 쓰게 만든 영웅이 되었다.

히딩크 축구철학에서 포장분야에 접목시킬 만한 것

일전에 히딩크 축구철학 관련 서적에 나온 내용중에 포장분야 발전을 위해 몇 가지를 접목시켜 감히 나열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가 포장의 기초분야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포장분야를 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이 말에 동감하리라 본다. 필자도 지난 한학기 동안 처음으로 대학에서 “위험물포장”이라는 분야의 강의를 맡았는데, 관련분야의 교재 및 기초 자료가 국내에 미비하여, 강의준비 및 지식전달 과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미래 우리들의 자화상인 후배들에게 보다 많은 지식을 알려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으며, 책임을 공감한다.

두 번째는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과 책임회피를 위해 적당히 타협하려는 유혹을 물리치는 굳은 신념과 의지를 배워야 한다. 흔히 외고집으로 사업이 망한다고 하지만, 나름대로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였을 때 흔들리지 않고 추진하는 고집이 없다면 전문가로서 기본 자격이 없다고 본다.

세 번째, 위기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용기와 지혜를 배워야 한다. 우리가 패배의 벼랑에 몰렸을 때 수비선수를 전원 공격선수로 교체하여 마지막 결전을 벌이듯이 우리 모두가 단합된 힘만 가지고 있다면,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 것을 염두에 둔 용기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 승리를 가져오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일체감 형성이다.

히딩크감독과 선수들과의 신뢰감을 바탕으로 한 일체감을 배워야 한다. 이번 2006 월드컵에서도 보듯이 우리와 상대한 국가 중 선수는 선수대로 감독은 감독대로, 축구협회는 협회대로, 따로국밥을 좋아하는 국가의 결과는 3전 전패였다.

모처럼 축구로 인해 하나가 되었던 전 국민의 대통합이 지치고 힘든 우리들의 삶과 일과 속에서도 계속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며, 축구나 포장분야나 자아성찰과 피나는 노력 및 일체감의 형성 없이는 4년 후를 기약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