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단장/한국식품연구원 유통연구단

최근들어 농산물의 유통형태가 바뀌면서 소비자에게 편리한 형태로 미리 가공되어 유통되는 신선 농산물의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부 자료에 의하면 식재 시장이 10조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어떤 형태로든 전처리되어 유통되는 신선 농산물의 양은 대략 수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양을 떠나 향후 농산물의 유통은 소비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고 안전하며 신선한 형태가 그 중심을 이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렇게 농산물이 바로 식용할 수 있는 단계로 전처리되어 유통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시설 투자 규모가 증가하고 사업체가 증가하는 것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여겨지면서도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함께 병행되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째는 신선편이농산물에 대한 위생관리 기준이 필요하다.

신선편이농산물중 우선 바로 식용이 가능한 형태의 농산물에 대해서는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큰 관심이 되고 있다. 소비자의 수용 기준이 향상된 만큼 가공공정부터 유통 단계까지 전 공정에 대해 위해요소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서 국민 건강에 염려되는 부분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한 시설의 설치 기준, 관리 기준, 제품의 가공, 유통 기준이 설정되어 지도될 필요가 있다.

신선편이농산물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나 HACCP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것도 방안이다. 현재의 신선 과실, 채소의 유통 형태를 가공 및 전처리 정도에 따라 대부분의 과실류처럼 세척을 하지 않고 출하하는 농산물, 세척 등 전처리를 하였지만 먹기 전에 다시 한번 씻거나 껍질을 벗겨 먹거나 아니면 요리를 하여 먹는 농산물, 그리고 바로 포장만 뜯어서 먹게되는 샐러드 형태 등으로 분류하여 시설 기준과 위생 관리 기준을 만들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제 신선 농식품에 대해서도 생산단계에서 소비단계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위해요소의 관리와 함께, 관련 정보의 공개와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는 사업 추진에 대한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

농산물의 유통 환경은 계속 변하고 있다. 특히 개방화 시대에 있어 시장 여건은 우리만의 의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비용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 시장 경제체하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신선편이농산물의 공급과 수요를 분석하여 사업성이 적절한지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새로운 사업에 대한 낙관적인 참여나 자동화된 첨단시설에 의한 화려한 생산 체계가 항상 긍정적인 계획일 순 없다. 시설 투자 계획에 있어서는 소비자를 직접 겨냥하는 소매 보다는 학교급식과 같은 단체급식이나 대형 편의레스토랑 등에 대한 고정적인 판매처 확보를 병행할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가까운 중국 등에서 값싼 전처리 농산물 등 신선편이농산물이 수입되어 올 경우에 대비하여야 한다.

이는 광활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신선편이농산물의 유통형태를 고려할 때 가까운 중국 등에서 수입은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여겨지며 유통기술의 발달로 유통기한이 2주이상도 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하여야 한다.

셋째는 관련되는 시설과 기기의 개발과 국산화가 필요하다.

현재 신선편이농산물의 가공에 사용되는 설비의 경우 상당한 비용을 들여 외국산 기계들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 분야 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경우가 인정되지만 시설 투자는 자동화나 최신 설비만 들여와서는 안되고 설치되는 시설을 운영해서 이윤을 창출해야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외국 선진 기계를 들여올 경우 시행착오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값비싼 설비에 따른 경제성 문제를 집고 넘어가야 하며 아울러 국내 관련 산업의 발전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상당한 부분에 있어 현재의 국내산 기술로서 전문가들의 지혜를 빌리면 더 효율적인 설비를 갖출 수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한 우리 여건에 적합한 기계와 시스템의 개발이 병행되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가공하고 유통하여야 하겠다.

신선편이농산물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학교급식 등의 단체급식이나 외식산업 등에 그 공급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가정에서는 젊은 세대들의 경우 샐러드만으로 아침을 때우는 경우도 있고 먹기에 편리해진만큼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리 관련 규정이 있더라도 생산자의 의지가 없으면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편의성과 함께 안전성 측면에서도 그렇고 품질 측면에서도 소비자 입장에서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한 예로 제품의 형태에 있어서도 우리 식문화를 고려한 다양한 가공 유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서 기존의 플라스틱필름 팩 형태의 획일화된 포장에서 벗어나 컵이나 용기 형태의 포장 형태가 소비자 어필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한 예가 많다. 그리고 외국에서 보고된 사례가 많은 것처럼 채소 샐러드를 먹고 식중독을 일으킨 사례가 종종 있으므로 유통기한을 예측할 수 있는 선도감응형 포장등도 새로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신선편이농산물의 경우 식자재로 사용하는 경우는 콜드체인시스템만 제대로 적용된다면 포장 형태나 포장재에 큰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를 바로 겨냥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편의성과 신선도 유지의 양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고품질의 안전한 신선편이농산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