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을 듯한 심술궂은 날씨, 비가 오는 가을 아침, Petra M.은 추워 혼자 중얼거리며 서 있다. 그녀 주변은 모든 것이 음산하고 편안치 않아 보인다. “햇빛이 조금만이라도 있었으면...” 그녀는 혼잣말을 하고 전날 가을 햇볕이 다양한 색상의 침엽수 잎들을 노랗고 빨간 빛으로 불붙게 했던 것을 생각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Petra M.과 같이 느끼는 때가 있다. 우리는 내리쬐는 빛 속에서 볼 때에만 색을 감상할 수 있을 뿐이다. 충분한 빛이 없으면 우리 생활에는 색상이 부족하여 침울하고, 피곤하여 냉담해질 수 있다.

습관적으로 주변의 색상들과 오랫동안 같이 하고 있지만, 색이 실제로 무엇인지에 관한 연구가 이뤄진 것은 불과 지난 몇 세기 밖에 안 된다.

색상에 관해 글을 쓴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였다. 이탈리아에서 빛과 르네상스 화가들의 다채로운 작품들, 그리고 알프스에서 감동적인 얼음 수정의 장관에 매료되어, 그는 1786년 이태리에서 돌아오자마자 거의 20년간을 빛과 색 현상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괴테 자신이 그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 세 권으로 된 색상 연구를 내놓았다.

과학계에서는 그 방식으로 사물을 보지 않았는데, 이는 괴테가 1707년 낮의 빛은 각기 다른 파장의 일단의 광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흰 빛은 모든 색상이 합해져서 된 것이라고 지적한 이삭 뉴톤(Isaac Newton)의 100년 전 이론을 반박했기 때문이다.

괴테는 대조적으로, 흰 빛은 빛의 가장 순수한 형태이며 색의 인식은 물리적 특성이 아니라 감각적인 인식 문제라고 확신했다.

오늘날 우리는 뉴톤이 옳았고 괴테가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마도 유리 프리즘을 가지고 한 실험에서 그는 그것을 거꾸로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괴테도 옳았다.

왜냐하면 빛은 파장 전(全) 범위의 전자파 방사선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이 색을 인지할 수 있는 우리 눈의 감광(color-sensitive) 수용체에 부딪칠 때에만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채색된 세상은 없는 것이다. 이는 오직 보는 사람의 눈에만 존재한다.

주관적으로 보이는 색상

그러나 우리의 색상 인식에는 색상 이론이 제시하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 최종 분석에서, 빛과 색상이 주는 효과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Petra M.을 보자. 그녀가 햇볕을 정상적으로 너무 많이 받을 수 없는 북유럽 출신이 아니고 너무도 뜨거운 강한 햇빛 때문에 더 유해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샤헬 지역(Shahel zone) 출신이라면, 그녀는 비가 오는 가을 아침을 매우 다른 눈으로 보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