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은 인류의 기원 및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해 왔다. 보호와 저장중심의 원시포장은 18세기의 산업혁명에 의해 대량생산, 대량유통과 소비중심으로 그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각종 저장, 보관 및 운반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져 이제는 포장이 현대인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은 물론, 문화를 형성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 놓을 정도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최근 포장재료 또는 포장용기로 인한 식품위생문제, 환경관련 폐기물처리문제 등이 새로운 사회적 화두로 대두되고 있어 가일층 포장기술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것의 예로써, 최근 발표된 “제조물 책임법(PL법)”, “생산자 재활용 책임법(EPR법)”, “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HACCP)" 등을 들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2001년 산업자원부에서 발표한 소위 21세기 산업을 리드할「신산업·미래산업」에 10개 산업군이 포함되어 있는데 바로 PT가 여기에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PT는 우리 포장인들 사이에서는「Packaging Technology」의 의미로 통한다. 즉, “포장기술” 또는 “패키징 기술”이란 뜻이다. 21세기 우리나라 산업정책의 포커스를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과 함께 패키징 기술에 두고 있음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작금의 상황에서 금년도 우리 과 신입생을 대상으로「포장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하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절반 이상이 “백화점의 선물포장”이 생각난다고 대답하였다.

한편,「포장이란 무엇인가?」라고 각자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정의를 물었더니 약 80%정도가 “싸는 것, 담는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패키징 기술을 전공하겠다는 학생들이 이 정도일진대 일반인들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할 것으로 여겨진다.

「포장」이라는 말의 한문을 살펴보니, 어머니 배 속에 있는 아기 형상에서 유래된「包」와 “옷을 차려입다, 꾸미다, 채우다”의 뜻인「裝」으로 이루어져있다.「포장」에 해당되는 영문 표기에는 Packing, Package, Pack, Wrapping과 같은 유사 용어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포장인들은「패키징(Packaging)」이 가장 타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미국포장협회에서 발행한 책 와 UNCTAD/GATT의 ITC 등에 언급되어 있는 정의를 요약해보면,「“패키징”은 제품을 보관하거나 수송할 때에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제품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상품화 기법과 패키징 기술을 응용하여 제품의 상품화를 촉진하는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단순히 제품을 싸고 묶는 의미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품으로써의 가치를 불어넣는 모든 행위, 상태와 기술이 바로 패키징이다.

또한, 영국의 여성 패키징 디자이너인 메리 루이스(Mary Lewis)는 “패키징은 브랜드의 핵심적 가치를 나타내는 물리적 화신이다”라고 정의하면서 마케팅에 있어서 핵심요소인 브랜드와 패키징의 불가분의 관계를 덧붙여 언급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싸고 묶는 이미지 중심의 전통적 포장개념으로 각종 첨단과학 및 공학적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술적 기능과 상품판매라는 마케팅적인 기능, 그리고 서비스 기능이 보태어진 현대적 패키징 개념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21세기를 맞이하여 산업 및 정보기술의 발달과 함께 다기 다양한 사회로 발전하면서 사회환경 구조가 급속하게 변하고 있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며 기능적이면서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포장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개념과 용어의 혼란을 피하고, 새로운 21세기를 맞이하여 종래에 인식되어온 고전적 의미와 영역의 “포장”으로부터 탈피하여,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포장기술로 태어나 첨단과학과 기술의 연계와 그 위상을 확보하기 위하여 앞으로의 포장을 과거와 차별화하여「패키징」이라는 용어로 통일하자.

새로이 발전된 포장기술을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우리가 종래 인식해온 포장의 테두리를 벗어난「패키징 기술」로 승화시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