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 태그를 활용한 LPG용기이력 시범사업이 제주 또는 홍천에서 3월 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가 LPG용기 부실재검사 방지 방안 중 하나로 플라스틱 태그(RFID칩)를 이용한 LPG용기이력제 시행을 예고한 가운데 주관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올해 제2차 시범사업 대상지역으로 제주와 홍천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용기 혼재 가능성이 적은 지역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만큼, LPG사용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서 관내 용기 유통이 비교적 투명한 지역을 모색한 결과다.

제주의 경우 도서지역으로 LPG용기의 가장 큰 문제점인 용기 혼재 현상의 발생 가능성이 지극히 낮아 1순위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제주도내 유통 용기가 30만개에 달하는 만큼 예산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순위로 물망에 오른 홍천은 관내 약 2만 3000여개의 용기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지만, 충전소와 판매소 시스템이 통합돼 있어 적은 비용으로도 데이터를 파악하기가 수월하다는 평가다.

가스안전공사는 제주도에 대한 정부 예산 편성이 어려운 경우 가스안전공사의 자체 예산으로 홍천에서 사업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사업에 앞서 가스안전공사는 미래부 창조비타민 과제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한달간 전국 5개 권역에서 각각 충전소 1곳와 그와 거래하는 판매소 3곳 등 총 15곳의 충전‧판매 사업장에서 기존용기 1만 9500개, 신규용기 500개 등 총 2만개의 용기에 태그를 부착해 시범사업을 벌인 바 있다.

이후 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얻기 위해 자체 예산으로 연말까지 사업을 연장 수행했다.

올해 사업은 지난해 거점 충전소를 중심으로 진행했던 시범사업을 한걸음 더 확대해 한 지역의 전체 LPG용기에 모두 태그를 부착, 지역내 LPG산업의 유통과정을 파악‧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경우 소수의 거점 충전소에서 진행하면서 관내 유통 용기의 10분 1 가량에만 태그가 부착되면서 용기 혼재가 빈번히 일어났고, 사업 초기 시행착오가 더해지면서 데이터 축적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특정 지역에서 일괄적으로 적용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용기이력제는 관내 유통 용기의 80~90% 가량 태그가 부착돼 있어야 정확한 정보를 수집,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지난해 현장의 지적을 받아들여 태그 내구성 강화, 태깅 자동화 시스템 등 사업자의 편리성과 경제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선한 만큼 상당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용기이력제와 관련해 일선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용기에 대한 태그 부착이 전제 조건인 만큼 이에 따른 인력 및 시간 손실이 적지 않다는 점과 용기 유통 흐름 파악에만 집중된 시스템은 용기 혼재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충전소 사업자는 “전국 800만개의 LPG용기 중 소유주가 명확한 용기가 얼마되지 않는다”며 “제도 확대 시 사업자간 갈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고, 의도적 용기 혼재에 따른 법적인 제재수단이 없이는 용기 혼재의 지속돼 안전관리 역시 방치될 수밖에 없는데 올해 시범사업에도 이에 대한 고민이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업자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제도 시행 시 태그 및 시스템 설치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현장에서 상당한 반발에 부딪힐 텐데 거듭된 시범사업에 앞서 비용지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부터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