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이나 의약외품 용기나 포장 등에 기재사항을 QR코드로 표시해 부착하도록 의무화하는 입법에 대해 유관기관과 국회가 이중규제라는 부정적인 검토입장을 밝혔다.

지난 3월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원욱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약사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의약품 및 의약외품의 오남용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서 의약품 등의 성분, 용법·용량 및 부작용 등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인식 표시방법인 큐알코드를 활용하자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의 안에는 의약품이나 의약외품의 용기나 포장 등에 기재사항을 큐알코드로 표시해 부착하도록 하고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강제성을 부여했다.
이를 보는 유관기관과 국회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중규제라는 측면에서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검토의견을 내놨다.

현행 약사법령은 의약품의 포장이나 용기에 의약품의 명칭, 제조번호와 유효기한·사용기한, 중량·용량·개수, 의약품의 종류 성상, 효능·효과, 저장방법, 보존제를 사용하는 경우 그 명칭 및 함량 등을 기재토록 하고, 첨부문서에 용법·용량, 취급시 주의사항 등을 기재하도록 명시하면서, 쉽게 보고·읽고·이해할 수 있도록 표시할 것을 의무화 하고 있다.

또한 총리령은 이와 같은 사항이 알기 쉽게·거짓 없이·명확하고 정확하게, 객관성 있는 내용만을 적시하는 등 기재사항의 기재방법(원칙)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그 수단에 대해서는 점자표기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바코드 또는 전자태그(RFID tag)를 표시하거나 부착하도록 하고, 특히 전자태그는 판독기로 인식될 수 있으면서 다른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되지 아니하도록 정확하게 표시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식약처는 "현행 약사법령은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용기나 포장에 표시하거나 첨부 문서에 기재토록 이미 의무화하고 있는바, 동 정보를 다시 큐알코드로 변환해 표시·기재한다고 해서 소비자정보제공의 효과성이 뚜렷하게 향상될지 의문"이라면서 "영업자의 표시 의무 이중규제 가능성을 신중하게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중소기업청, 한국제약협회,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대한화장품협회는 의약품 정보 기재 방법을 총리령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큐알코드만 법에 규정하기 보다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미 의약품 성분, 용법·용량 등의 표시에 대한 다양한 규제가 시행중인 상황에서 큐알코드 표시 의무화는 과도한 이중 규제라는 점도 분명히했다.

또한 식약처 온라인 의약도서관을 통해서도 이미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이는 스마트폰으로도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 생산비용 증가 등 기업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큐알코드 표시 의무화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국회 전문위원실도 마찬가지다.
전문위원실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의약품 정보의 표기 방법은 빠른 속도로 진화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구체적인 표기 수단은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전문위원실은 "온라인 의약도서관을 통해 이미 의약품 성분, 용법·용량등 의약품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고 있고, 이미 전자태그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큐알코드를 통해 유사한 정보를 중복 제공하도록 하는 것은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위원실은 "의약품 표기 수단의 구체적인 종류를 의무사항으로 법제화하기보다 하위 법령 개정을 통해 규율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