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패키지를 세트로 샀더니 과일이 덤으로? 여전히 심각한 과대 패키징의 개선을 위해 환경부가 팔을 걷었다.

환경부는 제과류나 과일 선물세트 등의 패키지를 친환경적으로 유도하여 패키징 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패키징 비용도 절감하기 위해 2012년부터 과대 패키징 개선 대책을 적극 추진한다고 지난 3월 2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1994년부터 시행 중인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도 불구하고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는 과대 패키징 문제의 개선을 위해 마련되었다.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은 패키징 횟수나 패키징 공간비율(제품 외 여유 공간의 비율)이 기준 이상이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유통매장에서 제품을 철수하는 등 과대 패키징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이다.

공기 주입과 완충재 사용 패키징 기준 강화

- 불필요한 받침접시 사용 - 제품대비 최종 패키징의 패키징 공간비율 77.2%

환경부가 2011년 6월부터 8월까지 과자류 62개 제품(국산 41개, 외산 21개)의 패키징 실태를 점검한 결과, 국산제품은 과도한 완충재 사용이나 공기 주입으로 인해 내용물 대비 최대 6.5배(평균 2.5배) 큰 패키징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외산은 평균 1.6배).

2011년 8월부터 9월까지 실시한 주요 백화점 및 대형마트 9개소의 과일 선물세트 패키징 실태조사에서는 사과, 배 선물세트의 85% 이상이 띠지, 리본 등 장식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배연합회에 의하면, 띠지를 사용하면 박스당 평균 1,000-1,500 원의 패키징 비용이 증가한다고 한다.

자원순환형 패키징의 설계기준 개발·보급

- 제품대비 최종 패키징의 패키징 공간비율 82.3% - 소포장 과다 사용

환경부의 과대 패키징 개선 대책은 관련 제도의 개선과 자율실천 증진, 모니터링 강화 등이 중심이다.

2012년 상반기에는 제과류 제품 등의 과도한 공기 주입과 완충재 사용제품의 패키징 기준을 강화하도록 패키징 규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후 2013년까지 제조업체가 제품 생산단계부터 활용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패키징의 설계기준을 개발해 기업에 보급하고 자율적으로 실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2년 3월부터는 1차년도 연구결과(2011년) 마련된 박스 패키징과 플렉시블 패키징(연포장)의 자원순환형 패키징 설계 기준을 국내 제과류 업체들과 함께 실제 적용하고, 이에 따른 감량효과, 소비자반응 등을 검토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2011년 12월에 농산물 생산자, 유통사, 시민단체, 정부가 모여 체결한 ‘농산물 그린포장 실천협약’이 준수되는지 여부를 민간단체와 함께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타사제품보다 눈에 잘 띄게 하려는 기업 마케팅전략이나 겉모습을 중시하는 소비문화 등으로 인해 2011년 한 해 동안 패키징 기준을 위반한 제품수가 207건에 달하는 등 과대 패키징 문제가 심각하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서 “생활폐기물의 35% 가량을 차지하는 패키징 폐기물의 감량으로 환경보호는 물론 비용 절감과 생활비 절감 등 일거다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제조업체들은 제품에 알맞게 패키징하고, 소비자들도 겉모습보다 내용물을 중시하는 제품구매를 생활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