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체들의 판매 제품에서 플라스틱 패키지가 사라지고 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패키징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들이 플라스틱 패키지 대신 친환경 소재인 종이 패키지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플라스틱 패키지를 개봉하는 데에 불편을 많이 겪었던 소비자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호응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미국 내 소매업체들이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해 플라스틱 패키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예컨대 요구르트 제품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거나, 전구나 양말 등의 제품을 종이로 패키징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패키징을 5%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세계 최대 유통 체인업체 월마트는 플라스틱 재료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세탁 세제의 용기를 바꾸도록 제조업체 측에 요구했다.

비용 절감, 환경 배려의 두 마리 토끼
미국 가정용 건축자재 전문 유통회사 홈데포도 최근 전구는 골판지상자로, 각종 공구도 종이상자로 패키지를 교체하였다.

홈데포의 구매담당 책임자인 크래그 메니어는 “우리의 공급업체 대부분이 이러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플라스틱 재료를 종이 재료로 교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독려해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도난 방지 등을 위해 전구나 공구 등의 제품을 플라스틱 패키지로 패키징해왔으나, 환경단체들의 비난과 함께 패키지를 개봉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어 어려움을 겪었었다.

더욱이 최근 유가도 계속해서 올라 패키징 비용이 상승하자 종이 등으로 패키징 재료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홈데포 같은 소매업체뿐만 아니라 제품 제조사들도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 패키지를 줄이고 있다. 휴대용 칼 제조업체로 유명한 스위스 아미는 최근 기존의 100% 플라스틱 크램쉘 패키지 대신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최소화한 새로운 패키지로 제품 패키징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제조사와 판매업체의 종이 패키지로의 움직임에 대해 소비자들과 환경단체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패키징된 제품은 개봉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았고, 폐기물의 양도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이 판매량으로 이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일부 업체는 플라스틱 패키지를 아직 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종이 패키지의 활용으로 약 20-30%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또한 종이 위에 제품 홍보 문구 등을 더 삽입할 수 있어 종이 패키지를 더 선호하고 있다.

아펙스 툴 그룹의 패키징팀 매니저인 스티븐 호스킨스는 “플라스틱 패키지를 줄이는 것은 곧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며 “환경에 유해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제품이 종이 패키지를 이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