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로 전기를 만들어낸다. 그런 꿈과 같은 전지의 개발이 소니의 첨단 물질 연구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식품이나 음료에 포함된 탄수화물(포도당)을 효소로 분해해,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바이오 전지”가 그것이다. 실현되면 안전하고 환경 부하도 없는 완전히 새로운 전지가 태어난다.

첨단물질연구소에서 바이오 전지의 연구를 담당하는 사카이 히데키 Bioelectronics 연구 그룹 계장이 가져온 것은 작은 프로펠러다. 바이오 전지로 연결된 용기에 콜라를 따르면,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기 시작했다. 휴대 음악 플레이어 “워크맨”에 연결하면 음악을 재생한다. 모두 콜라가 에너지원이다.

바이오 전지의 구조는 이러하다. 포도당을 분해하는 효소와 전자를 전달하는 물질을 고정시킨 전극을 음극으로, 산소를 환원하는 효소와 전자 전달 물질을 고정시킨 전극을 양극으로 한다.

음극에서 포도당 수용액을 산화 분해해 전자와 수소이온을 발생시키고, 양극에서는 전자와 수소이온으로 물을 생성한다고 하는 전기 화학 반응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전지의 요점이 되는 전자 전달 물질의 성분은 기업 비밀이라고 한다.

사카이 계장은 “이것은 생물의 에너지 변환과 같은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인간을 시작으로 생물은 탄수화물을 효소로 분해해 활동 에너지로 쓰고 있지만, 그것을 전기 에너지로서 만든 것이 바이오 전지이다. 포도당은 태양광을 받은 식물이 광합성에 의해 합성하는 물질 중 하나이므로 이것을 발전에 이용할 수 있으면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재생 가능 에너지가 된다.

바이오 전지는 생화학 반응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도 나오지 않는다. 대형 투자도 필요하지 않고, 친밀한 식품이나 음료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고갈될 걱정도 없고, 무엇보다도 환경 친화적이다.

소니가 바이오 전지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연구에 전망을 제시한 사카이씨가 당시 다음 연구테마로서 생물의 에너지 변환 응용을 생각해 냈다. 환경 문제의 해결도 염두에 있었다. 단지, “연구를 시작하면, 바이오 전지는 소니의 제품에 공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주위에서 의문시했다.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결과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전환기는 2007년 8월에 찾아왔다. 그대까지 그저 전류가 흐르는 정도였던 전지가 개량을 거듭한 결과, 50mW의 세계 최고 출력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성과를 “미국 화학회”에서 발표했는데, 국내외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얻었다.

현재는 같은 50mW의 출력을 유지하면서 약 절반 크기로 소형화에 성공했다. 2009년 2월 “국제 수소 연료 전지전”에 출전했는데, 콜라로 발전하는 모습으로 많은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물론, 실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전지의 성능, 품질, 출력, 내구성 등 소재 연구 주제는 아직도 남아 있다. 당장은 휴대 전화, 카메라, PC 등 디지털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기초 연구 단계지만, 앞으로의 꿈은 전기 자동차에 응용하는 것이다. 현재의 자동차는 사고가 나면 폭발할 위험성도 있다.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연료 전지나 리튬 이온 배터리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포도당이 원료인 바이오 전지라면 안전성 문제는 없어진다.

하이브리드 차가 인기를 끌면서 일본에서는 본격적으로 전기자동차가 시판되기 시작하였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자동차의 판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바이오 전지를 이용한 자동차의 등장도 멀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