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이 자기 업종이 유망사업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절반 이상의 기업에서는 미래에 대한 대책마련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국내 매출액 500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이 보는 미래유망산업 전망과 육성과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업종이 미래유망산업’이라고 인식하는 비중은 44.4% 였으며, 55.6%의 기업이 미래유망산업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기업들 상당수가 유망산업을 선점하지 못하는 등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결과로, 밝지 못한 미래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상의에서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현재 기업들이 미래유망산업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65.2%에 이르는 상당수의 기업들이 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하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중소기업들 중 18.2%만이 “우리업종의 미래가 유망하다”고 밝혔으며, 81.8%에 이르는 기업이 “미래유망산업이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중소기업들의 매출규모를 감안할 때, 전체 중소기업들의 미래유망산업에 대한 전망은 이보다 더 어두울 것으로 대한상의는 분석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83.0%)과 제조업(58.0%)이 서비스업(44.3%)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래유망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업종별 분석 결과를 보면 건설업(83.0%)과 식품업(75.0%), 시멘트·가스·유리 등 기타제조업(72.0%), 제지인쇄업(70.0%)에서 “미래유망산업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70%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정보통신서비스업(75.0%)과 운수서비스업(73.9%)은 미래유망산업이라는 응답이 7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어 미래유망산업에 대한 인식이 업종별로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유일하게 자동차업종에서 70.8%의 기업이 자사의 업종이 미래유망산업이라고 답했다.

미래유망산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업종 자체가 유망분야가 아니다(59.8%)”라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었으며, 업종자체는 유망하지만 “경쟁이 치열해 미래유망산업으로 성장하긴 힘들다”는 답변도 21.0%에 달했다. 다음으로는 ‘법·제도, 인력 등 인프라 미흡(11.2%)’, 기타(8.0%) 등의 순이었다.

한편, 자사의 업종과 상관없이 우리나라가 미래유망산업으로 육성해야할 분야를 묻는 질문에서는 ‘정보통신서비스(29.7%)’와 ‘컴퓨터·IT기기제조(18.0%)’ 등 IT분야의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해 가장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 ‘유통물류서비스(14.8%)’, ‘화학, 반도체 등 부품소재제조(13.0%)’, ‘금융보험서비스(11.9%)’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래산업의 육성은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고 경쟁이 치열해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정부는 투자인센티브 확대, 규제완화 등 기업의 자발적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정책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우 기자/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