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가 인류 역사에 등장한 것은 3천 년 전의 일이다. 최근에는 서구 화장품 제조사들이 화장품으로서 코코아를 재발견하고 있다. 코코아는 현재 많은 뷰티 살롱에서 스킨 트리트먼트 처방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시중 완제품으로 출시된 것도 여러 가지이다.

화장품 업계에 먹거리 바람이 불고 있다고 화장품 전문매체인 cosmeticsdesign은 전하고 있다. 식품 성분으로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적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장성장에 맞춰 많은 화장품 업체가 천연 성분을 넣은 제품 라인을 앞 다투어 만들어 내고 있다.

파리의 젤다 가비종(Zelda Gavizon)은 ‘쇼콜라테라피(Chocolatherapie)’ 트리트먼트 라인의 주성분으로 초콜릿을 사용한다. 이 회사의 대변인인 가브리엘 쟈크에 의하면 코코아는 성분이 풍부하며 800개 이상의 분자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30개 정도가 피부에 좋은 성분이라고 한다.

특히, 코코아 껍질에 들어 있는 항산화제는 노화를 방지하고 지방연소를 활성화하며 심리적으로도 자극을 주는 효과가 있다. 쟈크 대변인은 코코아에 들어 있는 성분이 단순한 처방이 아니라 미용을 위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쟈크 대변인은 젤다 가비종이 말하는 ‘맛있는 처방(tasty treatments)´, 즉 먹는 음식에서 화장품 원료를 찾는 것이 밀레니엄 초기 런던에서 과일을 기반으로 만든 훼이셜 크림에서 비롯되었다고 언급했다. 그 당시 소비자 반응이 매우 뜨거웠던 것이다.

식품 성분으로 각광받는 것은 비단 초콜릿뿐 만이 아니다. 쌀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도 미용 업계에 큰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무다농업개발국(Muda Agricultural Development Authority; MADA)이 케다의 현지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결성하는데 합의해준 것도 이러한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퍼스널 케어 제품 제조사 인폼프(Infomfe)의 경우 두피 케어 용품에 마룰라(Marula) 오일을 사용하여 이 트렌드에 합세했다. 마룰라 오일은 마룰라 나무 열매에서 추출되며 남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에게는 수세기동안 식음료로 애용된 것이다.

열매의 핵심부에는 오일성분과 올릭산(Olieic Acid)의 원천이 되는 오일이 풍부한 씨가 들어 있다. 올릭산은 건강한 피부에 중요한 성분이며 머릿결에 윤기를 더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업계와 화장품 업계가 만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은 식품자이언트 네슬레(Nestle)와 화장품 명가 로레알(LOreal)이 만난 것일 것이다. 이들은 ‘안에서 나오는 아름다움(beauty from the inside)’이라는 컨셉의 이네오브(Inneov) 라인을 만들어 소위 ‘누트리코스메틱스(Nutricosmetics)’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먹는 성분으로 만드는 화장품은 최근 뜨고 있는 유기농 화장품, 천연화장품 시장의 일부분이다. 전체적으로 이 시장은 앞으로도 수년간 건실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cosmeticsdesign의 보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오가닉 모니터(Organic Monitor)가 최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유럽의 천연 및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현재 연간 20%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금액으로 10억 유로를 넘기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은 식품 베이스 화장품을 포함해 여러 가지 변화를 낳을 것이다.

천연 화장품 및 유기농 화장품을 겨냥한 많은 브랜드들이 식품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되면 유기농 초콜릿, 마, 그리고 여타 이국적인 식물 추출물을 함유한 제품이 점점 더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순우 기자/ kip@pack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