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전 무림페이퍼 부사장이 태림포장공업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림포장공업은 오는 7월 9일 경기 시흥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식 전 무림페이퍼 부사장을 임기 2년의 신규 대표이사에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김영식 무림페이퍼 前부사장
1959년생인 김 전 부사장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무림페이퍼에 입사했다. 영업을 비롯, 기업 홍보, 전략 기획파트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2011년 11월 무림페이퍼의 부사장으로 승진해 3년여를 일하다 지난해 말 회사를 떠났다.
김 전 부사장이 태림포장공업의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은 제지업종에 30여년간 몸담으며 방대한 산업 노하우를 쌓았을 뿐 아니라 제지업체들간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경험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전 부사장은 지난 2008년 무림그룹이 동해펄프를 인수해 지금의 무림P&P로 키워내는 과정 전반에 관여, 성공적으로 작업을 마무리해낸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로 최근 인수된 태림포장공업의 빠른 경영 안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할 수 있는 적임자로 김 전 부사장을 낙점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IMM PE는 지난 5월, 태림포장공업과 그 계열사인 동일제지, 태성산업 등을 3450억원에 인수했다.
김 전 부사장의 이번 거취 변화가 당장 국내 제지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림그룹과 태림포장공업은 각각 펄프와 인쇄용지 및 산업용지, 골판지 제조 및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전혀 없어서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무림그룹의 비전이나 세부 전략과 겹치게 된다면 업계 판도에도 일정정도 변화가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산업 호황 등의 영향으로 골판지 업체들의 수익이 나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단기간 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입장에서는 신수종 사업 발굴이 절실할 것"이라며 "(태림포장공업이) 현재 제지업체들이 주목하는 특수지로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국내 제지업황의 경쟁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IMM PE가 최첨단 정보기술(IT) 시대에 `옛 산업`인 골판지상자 제조업체 태림포장공업 등을 3450억원이라는 거액에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MM PE는 태림포장공업 등 계열사의 향후 성장성에 주목해 이번 인수를 단행했다. IMM PE는 지난 5월 4일 정동섭 태림포장산업 회장 등 대주주로부터 태림포장공업, 동일제지, 태성산업 등을 34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IMM PE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발달로 포장을 위한 골판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세간의 인식과 달리 골판지 상자 산업은 성장성이 높은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태림포장공업의 골판지 상자 매출은 지난 2011년 6억700만㎡에서 2012년 6억3100㎡, 2013년 6억6800만㎡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전체 생산량도 같은 기간 49억500만㎡에서 49억9500만㎡, 51억8600만㎡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태림포장공업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1년 12.4%에서 2013년 12.9%로 0.5% 포인트 늘어나는 등 시장지배적 위치도 공고해지고 있다.
태림포장공업 계열사들의 수직계열화도 장점으로 꼽힌다.
골판지를 생산하는 동일제지, 골판지 상자를 만드는 태림포장공업, 만들어진 상자를 판매하는 태성산업 등을 주요축으로 원료 생산부터 판매까지 아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골판지 상자 제조는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원료 공급자 측의 원가압박과 주요 상자 수요처 등의 가격 유지 압력 등 매출과 비용 양쪽 부분에서 압박(Squeezing)이 일어나기 십상＂이라며 ＂수직계열화 구축으로 이러한 가격 압박(Squeezing)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태림포장공업이 영위하는 골판지상자 제조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이라는 점을 들어 향후 재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염려하고 있다. 동종 중견기업들이 사기에는 태림포장공업 등의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인수후보군으로 대기업이 나서 줘야하는 상황에서 중기적합업종이라는 `족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IMM PE 관계자는 ＂중기적합 업종의 경우 대기업이 신규 진출은 못하지만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을 사들이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기적합업종의 지정 취지가 대기업의 중기영역 침범을 막기 위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인수할 대기업이 많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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