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에 발생한 일본 동북부 지역의 지진과 해일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세계 곳곳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쇄업계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인명 재해, 공장의 파손 등과 같은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도로 유실, 가솔린 부족으로 인한 유통의 문제, 제지, 잉크 등의 원료 부족에 이르기까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인쇄기제조업체 만로랜드(manroland AG)는 센다이 지역을 비롯한 일본 동북부 지역의 피해 기업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오는 9월 개최되는 국제종합인쇄기재전 IGAS 2011(International Graphic Arts Show 2011)을 참가하지 않고, 그 비용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사용하기로 하였다.

지난 3월 24일 만로랜드 코리아 회의실에서 만로랜드의 한국지사와 일본지사의 총책임자인 케네스 엠 한센 회장이 이와 관련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재 일본 인쇄업계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 347조 원에 달해
케네스 엠 한센 회장은 “지진과 해일이 일어난 직후 한국에서 일본으로 출국, 현지에 머물며 일본지사와 일본고객의 피해를 확인하고, 본사와 긴밀히 연락하며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였다”며, “재난 상황에 대한 준비가 철저했던 일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해로 인한 피해 상황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라고 하였다.

일본 정부는 현재 동북부 대지진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 규모가 최대 25조 엔(약 34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대지진에 따른 2차 피해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여서 실제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정치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4-6% 가량으로, 지난 1995년 한신(阪神)대지진 때의 피해규모인 10조 엔을 크게 웃돌며,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가 초래한 물적 피해 중 사상 최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만로랜드 일본지사의 경우, 메인 오피스가 도쿄에 있어 현재까지 큰 피해는 없다고 한다. 케네스 엠 한센 회장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오사카 오피스로 회사의 중요 자료를 이동시키고, 부품센터를 새로 신설하였다”며, “여진 및 방사능 등에 대한 우려로 일본지사의 직원들은 본인의 결정에 의해 도쿄 오피스나 오사카 오피스에서 선택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직원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본인이 원하는 바를 회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근무시간에 가족과 함께 있는 것도 포함된다”라고 일본지사의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는 또한 “현재 도쿄 인근은 가솔린이 부족해 차량 운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고객서비스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계획정전 등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IGAS 2011 참가 예산을 재난 구호금으로
만로랜드는 많은 고심 끝에 그동안 항상 참가해왔던 IGAS 전시회의 참가를 포기했다. 오는 9월 23일에 열릴 예정인 IGAS 2011(International Graphic Arts Show 2011)의 참가 준비를 중단하고, 전시회 참가 예산을 지진 피해를 입은 고객의 사업 복구를 위해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케네스 엠 한센 회장은 “피해 기업들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40여 년간 주도적으로 참여해오던 IGAS 전시회를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금 현재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고려한 결과, 고객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IGAS 참가비용을 일본 동북부 지역의 32개 피해 고객사에 대한 재난 구호금으로 전환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였다.

이와 더불어 만로랜드 일본지사는 일본 현지의 모든 고객과 연락을 하여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지원을 하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케네스 엠 한센 회장은 “만로랜드 일본지사는 고객의 피해를 만로랜드의 피해로 보고 있으며, 고객들이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