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포장학회(회장 이명훈)는 지난 2010년 11월 1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2010년도 (사)한국포장학회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발표대회’를 개최하고, 한국포장시스템연구소의 이명훈 대표를 신임회장으로 선임하였다. 학회 최초로 학교가 아닌, 일반 기업 출신의 이명훈 신임회장을 만나 향후 포장학회의 활동과 국내 패키징 업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편집자 주 -

(사)한국포장학회의 이명훈 신임회장

(사)한국포장학회의 신임회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회장이 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한국포장학회는 1995년 7월 7일 창립 이래, 네 분의 교수님들이 훌륭하게 이끌어 왔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교수가 아닌 제가 학회장을 맡게 된 것은 포장학회와 산업계를 연결시키는 산학협력체계를 다지라는 회원들의 명령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학회는 대학에 패키징학과의 설립을 통하여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패키징 발전의 기틀을 다진다는 목표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학교와 현장간의 산학협력체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오히려 교육받은 전문 인력이 감소하는 현상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제게 주어진 임기 동안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전문 인력이 우리 패키징업계에 많이 진출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포장학회가 국내 패키징산업 발전에 현실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학회는 대학에 패키징학과 설립, 포장기술편람 발간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며, 주력해 나가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포장학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체계적인 전문 인력 양성에 있다고 봅니다. 패키징산업의 발전은 사명감을 가진 전문 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할 일은 우선 패키징전공 학생들이 재학기간 동안 산업계에서 일정기간 연수를 거쳐 실무능력을 쌓고, 업계에서도 제대로 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일입니다. 물론 해당 대학의 교수님들과 업계 실무자 간의 협의가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중재자의 역할을 다할 생각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과제는 포장학회의 내실을 다지는 문제입니다. 포장학회가 학회로서의 위상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학술진흥재단에 공식적으로 등록을 완료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차기 학회를 이끌어 가실 분에게 소임을 다하도록 하고, 저는 산업계에서도 많은 연구논문을 학회에 투고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도 학회가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패키징분야의 이슈 해결을 위해 현장감 있는 세미나 및 심포지엄 주제를 가지고 학계와 업계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토의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하여 국내 패키징 기술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실천가능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며, 산학협력의 기틀이 다져질 수 있을 것입니다.


포장학회지 발간, 포장관련 학술 세미나 개최, 교재 개발 등 학회는 패키징산업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패키징산업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한국포장학회가 노력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패키징분야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단 2개의 대학에서만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교육기관에서 패키징산업계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패키징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하여 패키징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치 않는 분야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패키징의 중요성에 대해서 가장 확실한 홍보는 대학에 패키징학과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근래 수도권과 지방의 몇몇 대학에서 패키징학과 설립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서 2012년에는 구체적인 진전을 보게 될 것입니다. 지방 국립대학의 경우, 여러 가지 여건이 잘 맞아서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입학정원을 늘리기가 어려운 수도권 4년제 대학에 패키징학과가 설립되려면 패키징산업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재정적인 지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연수, 졸업 후 취업 협조 그리고 잉여 시험기기 등의 기증 등의 협력을 말합니다.

포장학회는 2012년에 수도권과 지방에 2개의 포장학과 개설을 목표로 발 벗고 나설 예정입니다. 패키징업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절실하게 바랍니다. 관련 단체에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곧 구체적인 지원을 부탁할 예정입니다.


국내 패키징산업에서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타 기관의 인터뷰에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만, 현재 전 세계는 친환경 패키징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패키징산업의 지형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패키징은 더 이상 지구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이 아니고, 자원순환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보다 부가가치가 큰 자원순환재가 되기 위하여 수많은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스마트 패키징, 나노 패키징, 유니버설 디자인, 신 유통 및 신 물류 등 패키징과 관련된 차세대 기술의 개발 경쟁이 각국간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국내 패키징업계는 이러한 국제적인 움직임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무신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떠한 유형의 기업도 환경문제를 비켜갈 수 없습니다. 다국적기업들은 친환경 문제에 잘 대응하지 않으면 몇 년 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시대적 흐름을 잘 파악하고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더 큰 영향을 받을 패키징업계는 당장 올해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친환경 문제가 몇 년 이내에 국내 패키징산업의 지형을 대폭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 대처하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의 글로벌 시대에 내부에만 안주하시지 말고 바깥세계로 안테나를 세워 큰 흐름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포장학회는 업계의 협력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포장학회의 회원들과 패키징업계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라는 국민교육헌장의 한 구절이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 우물을 파왔지만, 우리 패키징분야는 여전히 변방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패키징분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우리보다 훨씬 높습니다. 심지어는 같은 아시아 국가인 중국과 태국 등에서도 이 분야가 활성화 되어 있고, 우리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패키징분야에 종사한다는 사실조차 가능하면 밝히지 않으려는 우리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학계에 재직하든, 업계에 종사하든 간에 패키징분야에 오래 몸담고 있었다면 우리 분야가 자랑스럽고 중요한 분야라고 인식될 수 있도록 조그마한 일이라도 늘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나 아닌 누구인가가 해주겠지 하는 생각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패키징 분야의 중흥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의 위치가 생활방편을 위한 단순한 일자리가 아닌, 도약을 위한 터전으로 여기시고, 각자의 위치에서 목적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시기를 부탁합니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