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업계 현역에서 물러나 인도네시아의 한 포장재 제조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찾아왔습니다. 비록 나이가 들어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그곳에서 할 일이 많아 바쁘게, 그리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는 멕시코에 진출한 포장재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분도 전화가 왔습니다.

은퇴한 백수가 아니라, 그간 현역에서 갈고 닦은 경험과 기술을 세계 각처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이러한 포장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나이가 들어 현역에서 은퇴해도 희망과 꿈은 있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경험이야말로 박탈해서는 안 될, 빼앗을 수 없는 귀한 보물입니다.

10월은 결실의 계절, 단풍의 계절이라고도 하지요. 단풍은 나무가 월동을 대비해 모든 영양분을 뿌리로 내려 보내 나뭇잎이 낙엽되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초록색 엽록소는 파괴되고, 남아있는 다른 성분의 빛깔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단풍이 만들어집니다.

낙엽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원숙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단풍의 의미는 풍경이나 경치 그 이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을빛이 붉게 보이는 것은 햇빛 중의 다른 빛이 모두 산란하고 남은 색이 빨간색이기 때문이지요.

단풍과 노을은 둘 다 인생으로 보면 노년 즈음에 드러나는 아름다움이라 할 것입니다. 다소 감상적인 표현 같습니다만, 노년기에 왕성한 활동을 하고, 드디어 꿈을 이루고 업적을 이룬 사람들의 예는 수없이 많습니다. 인생에 있어 아름다운 노년이란 사람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입니다.

새뮤얼 울만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마음가짐을 뜻하나니/…/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라고 노래했지요.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럭커는 92세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 인터뷰를 통해 60세때부터 30여년간이 가장 왕성한 전성기였다고 회고했습니다.

중국 최고의 무협소설 작가인 진융(金庸)은 2006년 81세의 나이에 그의 염원인 중국사를 저술하기 위해 역사학을 연구하러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황혼유학」을 떠났답니다.

프랑스 사진작가 에릭 뒤당은 “예순 살로 살아가기도 쉽지 않고, 여든 살로 살아가기도 쉽지 않다. 그러므로 나이는 잊어버리자. 현재만을 생각하자. 내일도 모든 꿈은 여전히 실현가능하다.”며 오늘도 에너지가 넘친다고 합니다.

핵심은 지금 이 순간들을 건실하게 사는 것이지요. 뒤돌아보지 않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나이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인생으로 보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나 후회를 버리고 지금 가고 싶은 길을 찾아 새롭게 공부하고, 자신의 남은 꿈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진정한 자기경영의 시작이 오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내일을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 인생은 패배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라고 누군가 갈파했습니다.

10월 결실의 계절을 맞아 모든 포장인들의 왕성한 활동과 실현가능한 꿈을 생각해 봅니다.

2010년 10월 1일
발행인 김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