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색채학]

- 제과제품 패키지와 색

대형 마트의 제과제품이 놓여있는 곳에서 매대를 살펴보며 어떤 색이 많은지 살펴본 적이 있는가. 빨간색과 노란색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파란 패키지를 보면 맛있게 느껴지지 않으며 먹을 것이란 느낌도 들지 않게 된다. 과자와 같이 먹는 것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다. 인간의 몸에 파란 것은 없다. 있다면 시퍼런 멍이나 정맥과 같은 것으로 불쾌한 느낌을 주게 된다.

먹는 것에도 파란 것은 없다. 녹색 채소는 있어도 청색은 없다. 먹는 것에 빨간 것과 따뜻한 색이 많다. 이런 것으로 인해 파란 패키지에 포장된 제품은 먹고 싶은 기분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는 조건반사가 일어나게 된다. 더구나 과자는 여성과 어린이가 좋아하는 것이다. 한층 밝고 화려한 색이 이용되는 것이 당연하다.

- 약품의 패키지와 색

약국에서 진열장에 놓인 패키지를 살펴보면 과자가게와 정반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청색, 녹색의 패키지가 많음을 알 수 있다. 그 밖에 빨간색 패키지도 보이지만 보건약 등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즉, 열을 내리고 병을 진정시키는 치료약에는 청색이나 녹색이 사용되고 있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보건약에는 에너지가 넘치는 색인 빨강이 이용되는 경향이 있다.

- 주류의 패키지와 색

양주는 마시는 것이다. 그러나 위스키는 호박색, 엷은 자주색이므로 색계통과는 관계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양주 패키지(병과 라벨)는 대체로 중후한 느낌이 난다. 양주는 오래된 것일수록 값이 비싸다.

올드 스카치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래됨을 과시하기 위해 칙칙한 검정계통의 색이 많이 이용되며, 디자인 모양도 클래식한 인상의 것이 선택된다. 이는 양주의 상품이미지(오래된 양주가 좋은 양주다)에서 연유된 것이다.

상품 이미지가 강한 경우 그것과 모순되는 패키지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 남성 화장품의 패키지와 색

남자도 컬러셔츠를 입는 시대에서 남성화장품에는 검정색을 사용한 패키지가 많다. 화장품은 남자다운 이미지를 노린 것이다. 블랙은 장중한 이미지가 있어, 작은 패키지라도 당당하게 보이게 한다.


[색의 심볼차트]

모든 색에는 의미가 있다. 색은 말이다. 그러므로 패키지에 색을 사용하면 소비자에게 말을 걸어줄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색의 언어를 알아두지 않으면 안된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각각의 색이 가지고 있는 연상작용을 살펴보고 이를 색 선택에 참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빨강색 : 애정, 혁명, 야만, 통속적인 이미지가 있다. 연상되는 것으로는 사과, 피, 태양, 투우, 건강, 갓난아기, 여자 등이 있다. 자극이 강해서 인상적이다. 광고와 패키지에서는 이 강한 인상을 효과적이라고 보아 자주 이용한다. 빨강으로 성공한 것은 많다. 코카콜라의 빨강은 잘 알려져 있다.

- 파란색 : 고요함, 상쾌함, 차가움, 소극적, 지적인 이미지를 갖는다. 푸른 하늘과 바다가 그 이미지의 원천이다. 파랑은 희망의 색이다. 청춘이라는 말도 같은 이미지로 연결된다.

- 노란색 : 노란색은 교통신호로서는 주의를 의미한다. 금발, 노른자, 국화, 바나나 등을 연상케 된는데 전통적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색이었다. 유쾌, 명쾌, 경박한 느낌을 준다. 황달, 황색인종 등과 같은 나쁜 이미지도 강하지만, 최근에는 강한 인상의 색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코닥필름과 펩시콜라가 마크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즉 개별적인 색에 따라 논할 것이 아니라 색의 조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식품 패키지에서는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 녹색 : 녹색은 청색과 혼용되기도 한다. 청춘이라는 말 자체가 녹색의 봄을 의마하고 있는 것이며, 파란 새싹의 파랑도 녹색을 의미한다. 요컨대 이미지적으로 상당히 비슷하다. 고요함, 평화, 자연, 건강, 순정 등을 상징한다. 교통의 청신호는 실제는 녹색으로 안전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을 의미하는 녹색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 하얀색 : 하얀색은 무엇보다도 청결하고 순결한 색이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도 백색이고, 백의의 백, 백설의 백, 백옥이나 백학 등과 같은 이미지가 느껴진다. 그러나 백치, 공백 등과 같은 말처럼 허무함을 내포하고 있기도 한 색이 백색이다. 백은 의외로 패키지에 이용되는 일이 많지 않다. 더러워지기 쉽고 이미지가 약한점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패키지가 더러우면 치명적이다. 하얀 패키지는 그 예가 많지는 않지만 여성용 생리용품으로 성공한 예는 있다.

검정색 : 검정색만큼 나쁜 이미지의 색은 없다. 그러나 검정색만큼 많이 이용되는 색도 많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고급품의 패키지에 주로 이용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고급화장품에는 거의 사용되고 있으며, 남성에게 어필하는 상품, 위스키, 담배에 잘 사용된다. 식품, 부인용 양말에 이용되기도 한다. 패키지나 광고에서 이용될 때의 검정색 이미지는 남자다움과 고급스러움, 차분함, 개성적인 상징력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맛있는 색, 맛없는 색]

색은 맛을 표현하는 강한 힘을 갖고 있다. 사과나 복숭아는 색이 나쁘면 팔리지 않는다. 이는 색으로 맛을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간색은 맛과 관계가 크다. 맛있어 보이는 토마토가 그려진 케찹. 빨갛게 익은 수박이나 정육점, 식품점 앞에 서면 빨간색이 눈에 확 들어오는데 이는 패키지에 색채심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노란색도 맛을 대표하는 색이다. 바나나, 참외, 카레라이스, 레몬, 감귤, 노른자, 파인애플, 카스테라 등 다양한 식품에서 볼 수 있는 노란색은 우리들의 미각을 자극한다. 따라서 식품 패키지에 노란색을 사용하면 식품다운 분위기를 만들게 된다.

빨강은 짙은 맛, 에너지 넘치는 맛,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하고, 노란색은 산뜻한 맛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신선한 맛의 인상은 덜하다. 이에 대해 파란색과 녹색은 신선하고 상쾌한 맛을 상징하는 색으로서 정평이 있다.

라면의 패키지에 야채를 넣은 라면사진을 넣으면 아주 맛있게 보인다. 녹색은 야릇한 느낌의 색이어서 인쇄가 조금만 잘못되어도 먹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 색이다. 녹색이 오랫동안 패키지에서 금기시 되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녹색은 원래 맛을 표현하는 중요한 색이었다. 녹색을 금기시하는 것은 난센스인 것이다. 앞으로는 녹색을 더욱 활용한 패키지가 출연한 것이다. 단지 녹색이라고 해도 조금 엷은, 새싹 같은 신선한 색을 재현할 수 있게 주의해야 한다.

맛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색은 제품 자체의 색이다. 차, 커피, 초콜릿, 위스키, 맥주, 떡, 카스테라 등은 독특한 맛을 대표하는 색을 지니고 있다. 짙은 커피색은 향기로운 커피의 향을 느끼게 해준다. 색은 그 배합에 따라 한없이 변화한다.

자료 : 팔리는 상품을 만들어라 (도서출판(주)포장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