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무 전무

한국골판지포장산업의 위치

한국골판지포장산업은 7,80년대 고도 성장기를 기반으로 양적 팽창을 거듭한 결과 세계 10위권의 2조원이 넘는 볼륨을 갖고 있는 상당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은 포장소재분야의 40%이상을 점유하게 만들었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여러 종이류 중 최다 생산지종으로 34%를 점유하는 대표적 제지분야의 위상을 갖게 만들었으며, 단지 포장소재로서만이 아닌 다양한 용도에 활용될 수 있도록 영역 확장에도 눈을 돌려서 만들어낸 시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급격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위기의식 팽배

그동안 골판지는 95%이상을 재활용하는 대표적 친환경제품이면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Needs에 부응할 수 있는 용이한 가공성과 강유양성을 겸비한 만능의 포장소재라는 장점을 가지고 포장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해 왔지만, 업계 내부를 들여다보면 과당경쟁에 의한 적자산업화라는 질곡을 헤어나지 못하고 급격한 구조조정에 의한 내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추지 않을 수 없다.

과당경쟁으로 인한 만성적인 적자산업화는 투자여력을 감쇄시키고, 궁극에는 성장 기회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절망적인 결과를 낳게 함으로서 넓게는 골판지포장산업의 성장기반을 훼손시키고, 업계 내부적으로는 양극화를 심화시켜 성장의 과실을 고루 나누는 상생의 길보다는 승자 독식이라는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왜곡된 결과를 낳게 한다.

최근 골판지포장업계가 겪고 있는 급격한 구조조정의 회오리도 이러한 경쟁논리가 원인이었다는 평가가 전문골판지포장업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실제로 금년 들어서 2개사가 자진폐업하고 5개사의 경영권이 변화된 것만 봐도 전문골판지포장업계가 느끼는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다.

공정한 룰이 춤추는 시장이기를

그러나 자유시장원리를 추구하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의 시장 확대와 역동적인 구조조정의 과정을 잘못된 경영행위라고 폄하하는 것은 맞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골판지포장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하여 우려는 하되 막무가내 식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는 공정한 게임의 룰을 갖고 시장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관점으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쟁사의 영업기반을 흔들기 위해 계열사를 통해 출혈경쟁을 부추긴다거나, 내부자 거래를 통해 계열사가 경쟁사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갖게 하면서 인위적 구조조정을 전개할 경우에는 제재와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관점에도 공정한 룰의 기준이 무엇이고, 제반 경쟁요소가 시장원리에 부합하느냐의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어 고민스런 부분이긴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구조조정이 조속히 연착륙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13.5%의 함정을 극복해야

한국골판지포장산업의 과잉설비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앞서 설명하였지만, 2005년도 기준으로 골판지포장설비는 38.5%가 과잉이다. 일반적으로 주문생산특성을 갖는 산업의 경우 시장의 자연성장과 호경기 대비 및 주요설비의 고장 등을 감안할 때 약 25%수준의 과잉설비는 적정수준이라고 한다.

따라서 13.5%가 과당경쟁을 부추기는 초과잉 설비가 되는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적자산업화의 고리를 끊는 단초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조합은 골판지포장업계에 신수요 분야의 창출과 기능성골판지포장기술의 개발, 노후설비의 폐기 등으로 13.5%의 함정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제안하고 있다.

무, 배추의 골판지포장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전개하고, 조합이 직접 선도유지골판지포장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의 일들이 이러한 과업 수행을 위한 실천적인 노력이었다.

지속성장을 위한 상생의 정신을 기대하며

앞서의 대안은 현상 타파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었지만, 골판지포장산업이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사실 13.5%의 함정 극복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언젠가 있을지 모를 경쟁력 있는 타포장 소재와의 시장쟁탈전과 포장선진국, 중국의 국내시장 참여에 대응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품질향상 및 생산수율의 개선과 고비용 구조의 극복이 관건이다.

골판지포장기술연구소 설립으로 신기술 개발과 저비용 고품질 제품의 개발을 상시화해야 할 것이며, 열위 중소 골판지포장기업의 경우 원지창고 공동화 및 공동운송시스템 구축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골판지원지, 골판지포장, 지함업계는 골판지상자 시장을 통한 공동운명체적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지속성장을 위한 공통의 가치로 동업자 정신을 발휘하여 상호 협력과 공존공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