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민 상무

최근 들어 부쩍 눈에 띄는 용어가 ‘지속가능’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나 ‘지속가능한 경영’ 등의 말들이 이미 이전부터 이야기 되어 왔으며, 포장분야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지속가능한 포장(sustainable packaging)’이란 용어가 쓰이고 있다.

가장 먼저 이야기 되었던 ‘지속가능한 발전’의 취지는 현 세대가 아닌 우리의 후손을 위한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를 갖추어 주자는 취지로 시작이 되었다. 이러한 취지는 전세계적인 공감대를 얻으면서 국제기관이나 정부, 사회단체 등에서의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졌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기업의 대응은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연결되었다. ‘지속가능한 경영’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맞춰 기업과 산업계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등장하였다. 이것은 기업에 요구되는 새로운 경영환경이자, 경영방식 또는 경영 패러다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경영’의 바탕으로 기업이 사회시스템과 연결되어 있고, 더 나아가서는 지구의 생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이러한 구조에 따라 기업은 사회시스템의 한 구성원으로서 주변의 거시적인 환경 변화를 유발하기도 하며 그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지속가능한 경영’은 이러한 환경 변화를 주지 않으며 이후 기업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한 기업의 활동이다. 즉,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을 말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작

지속가능한 발전은 1972년 지구의 날(The Earth Day) 선포,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orld Commission for Environment and Development; 이하 WCED), 1992년 리우정상회담, 2002년 요하네스버그 정상회담 등을 통하여 수정 발전되어 왔다.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UN인간환경회의(UN Conference on Human Environment)가 개최되었다.

이 회의는 이전까지 인간의 경제활동이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인간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 처음으로 국제적 인식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1980년에는 자연보전국제연합(International Union for the Conservation of Nature)이 개최되어 보전이란 큰 테두리에서 개발을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략을 국제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점진적인 인식제고와 국제적인 노력 끝에 1987년 노르웨이의 수상 브룬트란트가 의장으로 있는 WCED는 ‘우리 공동의 미래 (Our Common Future)’란 보고서를 통하여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이란 개념을 처음이자 공식적으로 제기하였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 불평등의 고착화 등 전통적인 생산과 소비방식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회, 경제, 정치적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지속가능한 경제적 성장을 통하여 환경개선, 사회적 형평성, 그리고 빈곤의 경감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속가능한 패키징의 시작

‘지속가능한 경영’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이자 새롭게 달라지는 경쟁의 양상을 말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에서 추구하는 중요한 3가지 축(triple bottom line)인 경제, 환경, 사회 측면에서 기업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궁극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하여 기업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것을 말한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투명한 경영을 바탕으로 환경자원을 보전하고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인 책임을 포함하여 경제적인 성과까지 창출할 수 있는 경영방식으로도 이야기 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맞춰 제품에 적용되는 패키징 부분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연구하는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키징’에서는 무엇보다 패키징의 라이프사이클을 기존의 생산, 소비, 폐기에서 재생, 재활용, 재사용 등의 순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순환되는 라이프사이클을 통해 개인과 사회 모두에 안전과 건강의 이점을 얻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의 신뢰를 이끌어 내는데 있다. 기업의 활동에서 패키징이 차지하는 부분에 대한 믿음을 줌으로 기업의 신뢰와 ‘지속가능한 경영’의 효과적인 추진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패키징’을 진행하면서 효율적인 생산과 비용을 줄이는 방법들이 동시에 연구되고 있다. 자원을 줄이기, 제조방법 및 운송의 효율화, 재활용 및 재생 에너지의 사용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천연원료의 사용은 최대로 줄이면서 재생, 재활용 원료의 사용을 최대로 높이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청정 생산기술에 의한 패키징의 제조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이미 2000년경부터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패키징의 패러다임을 요람에서 무덤이 아닌 요람에서 요람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순환되는 패키징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지속가능한 패키징’의 개념은 이미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흐름은 미흡해 보인다. ‘지속가능한 패키징’이 기업에게 이익이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변화되는 사회의 흐름에 맞추기 위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서 ‘지속가능한 패키징’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패키징’으로의 변화는 이미 되돌릴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응과 준비가 미래에도 기업이 살아남는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