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여년 전만해도 국내 포장업계에서 라벨기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주)산호기계가 포장업계에 뛰어든 지 23년이 지난 지금, 포장 작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라벨기의 대부분이 국내산이다.

가격은 낮으면서 품질은 높은 라벨기의 개발로 비싼 수입산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주)산호기계는 이처럼 라벨기의 불모지였던 1984년, 전문 라벨링 업체로 시작하였다.

1984년 전문 라벨링 업체로 시작

(주)산호기계는 산업용 인쇄기기 및 라벨기만을 제작, 판매하는 Labeling 전문 업체로써 1984년 11월 1일, 서울 가산동 지금의 회사 그 자리에서 ‘산호물산’으로 시작하였다.

1994년 9월 (주)산호기계로 사명을 바꾸고, 1998년에는 라벨과 스탬프 부분을 분리하여 각각 ‘라벨하우스’, ‘월드스탬프’를 설립하였다. 라벨하우스는 서멀 프린터, 자동 및 반자동 라벨러, 소모품인 라벨&리본 등 라벨 관련 전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회사이고, 월드스탬프는 마킹에 관련된 기기, 기계, 소모성 자재 등의 품목을 공급하는 회사이다.

(주)산호기계와 라벨하우스, 월드스탬프는 각각이 담당하는 분야를 세분화하여 더욱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담당이 아닌 부분은 서로 상호 보완해 주는 관계를 구축하여 라벨 분야에서 업체가 요구하는 부분을 거의 모두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동사는 지난 23년 동안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현장에 필요한 최적의 제품을 적시에 수요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산호기계는 라벨 분리기, 라벨 리와인더, 반자동 라벨러, 자동 라벨러, 자동라벨인쇄부착기, 라벨프린터, 기타 소모품 등 현재 반자동 라벨러 10여종과 자동 라벨러 10여종, 인자기 10여종을 구비하고 있다.

산호기계의 최근 개발 제품인 ´UF 리본 프린터(좌), UF 봉투라벨러(우)´

특히, 최근에 개발한 ‘UF 리본 프린터(UF Ribbon printer)’와 ‘UF 봉투라벨러(UF Envelope Labeller)’는 (주)산호기계의 ‘실용적이고 시기적절한 기계 개발’의 모토에 딱 들어맞는 제품이다.

먼저 ‘UF 리본 프린터(UF Ribbon printer)’는 낱장형태의 봉투류나 카톤 케이스 등을 적재부에 쌓아놓으면 한 장씩 피딩되면서 핫프린터에 의해 제조일자, 유통기한 등이 날인되고 배출되는 기종으로, Auto-feeding 장치와 Hot printer를 결합시킨 제품이다.

대상물의 크기는 최대 300㎜폭까지 투입가능하며, 속도는 분당 50장(150㎜ 길이 기준)정도. 리본에 의한 날인으로 종전의 잉크방식이나 고체 잉크방식에 비해 인쇄 선명도와 사용의 편의성, 내수성, 내열성 등에서 월등히 뛰어나다.

리본에 의한 날인 방식의 신기계 개발

‘UF 봉투라벨러(UF Envelope Labeller)’는 낱장형태의 봉투류나 카톤 케이스 등을 적재부에 쌓아놓으면 한 장씩 피딩되면서 라벨을 붙이고 배출시키는 기종으로, Auto-feeding 장치와 자동 라벨러를 소형화하여 결합시킨 제품이다.

봉투크기는 최대 300㎜폭까지 가능하고, 속도는 분당 70장(150㎜ 길이 기준)정도이고, 라벨은 최대 130㎜(폭)×200㎜(길이)까지 부착시킬 수 있다. 주로 화장품, 식품업에서 사용한다.

이 외에도 ‘라벨보이Ⅱ(WL-150)’, ‘라벨프레스(LPC-100)’, ‘자동라벨러(Auto labeller)’ 등의 제품이 고객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둥근모양의 원형용기에 라벨을 부착시켜주는 반자동라벨기계인 ‘라벨보이Ⅱ(WL-150)’는 최소 Ø20㎜에서 최대 Ø130㎜ 크기의 용기, 라벨사이즈는 최소 10×30㎜에서 최대 150×400㎜까지 가능하다. 다품종 소량생산라인이나 생산라인의 전후가 자동화가 되어있지 않은 생산현상에 적합한 기종이다. 생산능력은 20~30개/분.

산호기계에서는 시대에 맞는 라벨러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평편한 면이나 약간 볼록한 면에 라벨을 부착시켜주는 반자동 기계 ‘라벨프레스(LPC-100)’는 라벨이 나올 때 진공으로 흡입했다가 실린더로 눌러 라벨을 붙여준다. 라벨사이즈는 최소 15×15㎜에서 최대 100×100㎜이고, 다품종 소량생산라인에 적합하다.

‘자동라벨러(Auto labeller)’는 컨베어 위에서 둥근 용기나 사각용기의 상면, 측면 등에 라벨을 자동으로 붙여주는 자동기계로, 라벨을 부치는 면에 따라 상면용(ALU), 측면용(ALS), 원형(ALR)으로 구분된다. 라벨의 크기는 최소 10×10㎜~최대 170×400㎜이며, 앞뒤 생산라인이 완전 자동화된 생산라인에 설치되어 대량생산현장에 주로 설치된다.

시대에 맞는 기계의 개발·생산에 중점

(주)산호기계가 제품 개발에 있어서 중점을 두는 것은 실용적인 것과 시대에 적합한 기계를 개발, 생산하는 것이다.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는 제품이라도 현장의 작업자가 사용하기 힘들다면 그 제품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세계화 시대에 시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역시 소용없는 일이다. 사용하기 쉽고, 비용이 저렴하면서 시장 흐름에 딱 맞는 제품이야말로 최고의 제품이 될 것이다. (주)산호기계는 이 최고의 제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ISO 9001인증 획득, 모든 라벨링 기기에 대한 CE 마크 획득을 통해 고객에게 품질의 우수함과 신뢰성을 제공하고 있다.

(주)산호기계 건물 내의 상설전시장을 방문하면, 이러한 동사에서 생산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보고, 테스트 할 수 있다. 고객이 제품을 직접 확인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라벨 관련 제품은 라벨러의 생산현장에서부터 스티커의 인쇄 현장까지 전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 제조 과정을 공개하여 고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운영을 하고 있다.

(주)산호기계는 ‘자신도 건전하게 발전하고, 상대에게 유익을 주는 개인과 기업이 되자’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기업을 위한 기업이 아닌, 모든 것을 살리는(生)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람의 영혼을 살리고, 정신을 살리고, 육체를 살리고, 경제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자는 슬로건으로 보이는 면보다는 안 보이는 면을 더 중요시 하는 기업이다.

이를 위해 정년퇴임을 한 고령자,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 주부 등 사회 약자를 중심으로 한 직원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제품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생각하는 기업 (주)산호기계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미니인터뷰]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현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김종철 사장 / (주)산호기계

(주)산호기계가 라벨기라는 한 우물을 판 지 20여년이 지났습니다. 어려운 포장업계에서 한 가지 아이템을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바로 한 우물을 팠기 때문입니다. 라벨기라는 우물 안에서도 라벨하우스, 월드스탬프로 전문 분야를 세분화하여 각 회사가 가장 잘하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문화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겁니다.

이와 함께 시장 흐름에 맞는 제품 제공을 그 비결로 들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이 지금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제공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항상 끊임없는 아이템 점검을 통해 사장시킬 아이템은 미련 없이 버리고, 주력 아이템을 선정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어려운 포장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도 건전하게 발전하고, 상대에게 유익을 주는 개인과 기업이 되자’라는 회사의 경영이념이 독특합니다. 실제로 독실한 크리스천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기업 경영의 목적을 ‘이윤의 추구’로 보지 않습니다. 기업이 경영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것만큼 벌어들인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윤을 더욱 많이 추구하고, 업계 1위가 되는 것은 한치 앞도 모르는 시장 경쟁에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늘 1위 기업이 내일은 100위가 되고, 어제 100위 기업이 오늘은 1위가 되는 세상입니다.

업계 1위가 되고자 하는 것보다는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충분히 숙지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써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현하는 기업이 더욱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산호기계에서는 이를 위해 장애인, 노령자, 주부 등 일터에서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을 직원으로 채용,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업체를 인도나 캄보디아 등의 개발도상국 혹은 여건이 되면 북한으로 옮겨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소망이기도 한데요, 머지않아 실현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 중입니다.

(주)산호기계가 여타의 라벨기 제조사와 차별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우리 회사의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적이고 다양한 제품의 제공으로 고객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킨다는 것입니다. 한 때 투자 열기가 과열되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자동화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이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대기업에서도 일부 공정을 완전 자동에서 반자동으로 교체하거나, 라인을 떼서 하청 업체에 OEM을 주고 있습니다. 각 업체의 실정에 맞게 자동, 반자동, 수동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산호기계는 고객의 생산 환경에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거의 대부분의 제품에 자동과 반자동의 두 가지 사양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선택의 폭을 넓힌 것입니다.

또한 여타의 제품이 일본 제품과 비슷한 것에 반해, 산호기계의 제품은 독자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장에 맞게 개량, 개선한 것에서 비롯됩니다. 현재 이 독특한 모델을 국내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높이 평가,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산호기계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앞으로 현재의 저가 제품 위주에서 고가 제품 위주로 나아갈 것입니다. 최근에 개발한 ‘UV 리본 프린터’와 같이 제품 개발단계부터 원가를 절감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끊임없는 연구 개발로 시대에 맞는 제품을 최적기에 국내외에 공급하기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실제로 거래를 하고 있는 미국 측에서 개발을 요구하고 있는 제품이 여럿 됩니다. 향후 2~3년간은 미주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주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미흡하지만 전 직원이 정성과 성실한 자세로 생산에서 판매에 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나리 기자/olivelina@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