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이사 하이트산업 포장기술사

최근 ‘블루오션(Blue Ocean)’ 바람이 불고 있다. 화두가 온통 푸른빛이다.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이야기 하는 ‘블루오션’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한 교수의 공저인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artegy)’에서 유래하였다.

기업이 목표시장을 설정함에 있어 경쟁이 치열한 기존시장 보다는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블루오션 전략’의 키포인트다. 새로운 시장개척뿐만 아니라 틈새시장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블루오션’의 반대적인 의미로 ‘레드오션(Red Ocean)’이 있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장을 말하며 이러한 경쟁에서는 무엇보다 승리가 우선시 된다. 현재 국내 패키징산업이 속해있는 바다는 ‘레드오션’일 것이다.

원가상승으로 인한 이익률 하락 속에서도 치열한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국내 패키징 기업들은 붉은 바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제로섬게임 시장에서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 창출이라는 것은 우리 패키징산업 뿐만 아니라 전 사업분야와 최근에는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되는 새로운 전략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레드오션’에 빠져 있는 패키징산업

치열한 경쟁의 ‘레드오션’에 빠져 있는 국내 패키징산업이 숨통을 돌리기 위해서는 빨리 ‘블루오션’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국내 패키징산업 여건 속에서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다. 물론 고유가, 낮은 이윤, 여기에 중국에서 들어오는 저가 제품까지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블루오션’으로의 이행은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로 들린다.

하지만 국내 패키징산업이 지금의 ‘레드오션’ 속에서 바라볼 수 있는 미래의 희망이라는 것이 태풍 앞의 촛불 같이 위태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패키징 기업에서 단순히 품질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

지금은 경쟁 대상이 동종의 국내 기업이 아닌 중국, 동남아 등의 기업이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 업체와의 경쟁에서 높은 품질이나 높은 생산성만으로는 국내 여건상 경쟁을 할 수 없다. 품질은 인정받겠지만 가격에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국내 기업끼리의 경쟁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상호 협력을 바라보지도 못한다. 동종업체가 나에게 적이다 보니 상호 정보교류가 이루어질리 없다. 서로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이 막혀있는 것이다. 정보교류는 인체의 혈액이 온몸에 원활하게 흘러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산업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내일을 준비하게 하는 기초적인 소프트웨어이다.

하지만 국내 패키징산업은 ‘레드오션’에 묻혀 정보의 흐름이 막혀 있으며 동맥경화에 걸리기 일보 직전이다. 모두가 치열한 ‘레드오션’에 빠져 있는 결과이다.

‘블루오션’으로 가는 길

패키징산업이 ‘블루오션’으로 가기 위한 방법 중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타 업체가 하지 않는 또는 따라오지 못할 앞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가장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이를 이루기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어느 업체든 앞선 독보적인 기술은 바로 영업과 연결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각 기업의 전문 분야를 찾아야 한다.

이익이 된다면 몰려드는 습성을 버리고 꾸준히 한우물을 파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패키징 기업을 보다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생산하는 제품의 가짓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산되는 제품이 고객의 요구에 만족하고 있는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그 기업에서 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그러면서 사용자에게는 꼭 필요한 기술이 바로 ‘블루오션 전략’에서 추구하는 방향일 것이다.

국내 패키징 분야에서도 이러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몇년전 식품시장에서 ‘블루오션’ 상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햇반이 있다. 여기에 쓰이는 다층시트는 햇반과 더불어 패키징산업의 ‘블루오션’ 상품으로 볼 수 있으며 이 제품 역시 현재는 ‘레드오션’ 시장으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근래들어 몇몇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페트 용기이면서도 캔의 형태를 형상화한 누드캔 및 빙과시장의 설레임 포장용기 등도 식품시장의 ‘블루오션’ 상품에 패키징산업의 ‘블루오션’ 제품이 동시에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패키징 기업과 엔드유저와의 협업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국내 패키징산업의 구조를 보면 대부분 포장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엔드유저의 파워에 따라가는 모양을 보이고 있으나 ‘블루오션’ 상품에는 갑과 을이 상생하는 윈-윈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 ‘블루오션 전략’은 윈-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의 대상이나 굴복시킬 대상이 아닌 상호필요와 성공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것은 국내 패키징산업 전체가 함께 나누어 가질 수 있는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하다. 다름 아닌 서로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익 목적의 기관을 만드는 것이다.

국내 패키징 관계자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또한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로써 참여하는 공공의 패키징 기관이 필요하다. 지금의 상호 경쟁적인 관계에서는 이러한 기관을 만드는 것은 요원하다. 좀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모두의 성공을 위해 한발 양보하는 자세로 더불어 살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한다.

가치혁신의 달성을 위해

지금까지의 글을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로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블루오션’의 흐름에 다가갈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블루오션’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무수히 이야기 되었던 ‘가치혁신’은 기업이 갖추어야 될 기본사항이 되고 있다.

사실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은 ‘가치혁신’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치혁신은 기업이 고객을 위한 효용과 가격, 비용편익을 혁신과 일치시킬 때 발생하며 이를 달성한 기업은 차별화와 비용절감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이 가치혁신을 위해 종전까지는 합당한 가격에 이용할 수 없던 특징과 요소를 고객에 제공함으로써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던 비고객층을 고객으로 전환시켜 시장을 만들어 갈 뿐만 아니라 시장규모를 확대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여 다시 수요를 일으키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패키징산업의 ‘블루오션’은 패키장산업에 종사하는 패키징맨들에 의해 이룰 수 밖에 없다. 지금부터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한 Value Innovation의 관계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 보자. 푸른 파도가 보이는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만들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