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패키징 전문가들이 인정하기 싫어하겠지만, 모든 패키징 사용자 친화적이지는 않다. 어른들에게 적합하도록 구성된 어린이 보호 포장(Child-resistant packaging)의 경우가 이러한 경우의 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들어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면이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있는 패키지 디자이너들이 미국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론 메이스(Ron Mace)가 1985년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인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UD)”의 개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메이스는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하여 “별도의 개조나 특별한 디자인을 하지 않고도 최대로 가능한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만든 제품이나 환경의 디자인”이라고 정의하였다. 제품은 성인에서 노인, 어린이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의 운동 및 감각 능력의 “평균적인 건강치”를 고려하여 이에 필요로 하는 부분보다 가능하면 보다 넓은 범위에 해당될 수 있도록 보편적으로 디자인을 하게 된다.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운동은 메이스가 처음으로 주창했던 2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상당히 중요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개념은 건축, 제품 디자인, 웹 디자인 등에 폭넓게 적용되어 왔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패키징 부분에서 폭넓게 적용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패키징 분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의 적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2위 인쇄업체인 일본의 도판인쇄에서는 1995년부터 패키징에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도판인쇄에서는 포장의 보편성을 측정할 수 있는 표준을 개발해 왔다. 이 회사에서는 한걸음 앞서 브랜드 오너들에게 도판의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과 맞지 않는 패키지 디자인을 변경하라고 조언을 한다.

“우리들의 조언은 그래픽, 형태 및 패키징의 구조 등 폭넓게 이루어진다”고 도판인쇄의 타카유키 이메이 패키징 기술이사는 말하고 있다. 그는 미국인과 일본인이 패키지 디자인의 접근법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그는 일본에서는 패키지를 개봉하는데 있어 아무런 문제없이 누구든지 쉽게 개봉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한다고 말한다.

일본내에서 도판인쇄만이 유니버설 디자인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포장기술협회(JPI)의 웹 사이트에는 패키징에서의 유니버설 디자인과 관련된 중요한 경향에 대한 리스트를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JPI의 추구는 “노약자 및 장애자를 배려한 포장 가이드라인(JIS00210200)으로 표준화를 이루었다. 이 표준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포장을 보거나, 잡거나, 운반하거나 개봉하기 쉽도록 하는데 있다.

미국의 경향은 어떠한가?

미국내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제 포장에 접목되는 초기단계에 있다. 지난 1년간 P&G에서는 연구팀을 설치하고 이러한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세탁 관련 제품에 적용하였다. P&G의 선임연구원인 폴 프랑스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P&G에서 왜 채택하였는지에 관한 철학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이것은 우리 회사의 희망인 ‘감동적인 삶, 개선된 삶’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 회사의 희망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원리에 따라 디자인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모든 세대 및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P&G에서는 회사의 전략적 비전과 함께 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접목시켜야 하는지를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비디오를 제작하였다. 이 비디오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하나”, “매일 조금 더 좋게 만들기”, “당신은 오늘 누구의 삶과 부딪히게 될까?”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삶은 개선할 것인가?” 이러한 것들을 통해 보다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P&G의 철학 중심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맞춘다는 점이다. P&G는 이러한 패키징이 일반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점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패키징 산업의 자문회사인 Certified Packaging Professional의 대표인 존 비트너는 왜 P&G와 같은 회사들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지난 세기 동안 30년 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우리는 보다 오랜 기간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노화에 따른 능력의 감소는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시장이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50대 이상의 노년층이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입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18세에서 34세까지의 연령보다 55세에서 70세까지의 연령대가 수적으로 더 우세해질 것입니다. 고령자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그들은 쓰기를 원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그들이 불편을 감수하며 구매만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고령자들은 새로운 포장에 있어 개봉을 하기 위해 몇 번이고 계속해서 시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여는 것을 실패하면 거기에서 멈춰 버립니다. 시니어들은 모든 것들과 비교하면서 그들의 권리를 보호해 나가려 할 것입니다.”

Product Ventures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피터 클라크는 연구를 통해 이러한 경향이 얼마나 정확한가를 알고 있다. 클라크의 회사가 Duracell의 보청기 제품에 적용하는 건전지 제품의 패키징을 리디자인을 한 적이 있었다. 리디자인을 하기 이전에 적용되고 있던 포장은 일반적인 산업의 표준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포장은 어떤 시니어에게 있어서는 포장에서 건전지를 꺼내거나 보청기에 건전지를 넣기가 어려웠다.

클라크는 “기기에 건전지를 장착하는 일이 어려우면 사용자들은 그들의 아들이나 딸, 친구 또는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를 기다렸다가 건전지를 교환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불편 사항을 개선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연장자들에게 커다란 불명예를 안겨주는 것이 되다”고 그는 덧붙였다.

듀라셀 프로젝트 팀과 Product Ventures의 디자이너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들은 첫번째로 사용자들의 어려움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사용자와 같은 조건하에서 모의시험을 하였다.

클라크는 “이 같은 우리들의 조사를 통해 듀라셀이나 다른 건전지 업체들이 현재 적용하고 있는 패키징 플렛폼이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며 “사용자들의 불편에 대해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올바른 해결책을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말하였다.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듀라셀의 EasyTab 패키지는 보청기용 건전지

이 해결책이 바로 듀라셀 EasyTab의 형태로 제시되었다. 포장이 보청기에 건전지를 쉽게 넣을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의 형태로 제공되기 시작한 것이다.

작은 건전지를 손으로 잡을 때 놓쳐버리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건전지의 표면에 쉽게 잡을 수 있는 손잡이부분을 별도로 부착을 하였다. 클라크에 이 포장에 대하여 “사용자들 스스로가 어려움을 격지 않으면서 건전지를 교환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였다.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듀라셀은 더 많은 건지지를 팔 수 있게 되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언제 어느 때나 보청기를 보다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디자인은 고령자를 배려한 것이지만 새로운 포장을 통하여 모든 사용자, 모든 연령층 및 어떤 능력 조건의 사람이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같은 포장의 개선이 크게 성공을 했다는 증거로써 듀라셀의 경쟁사들이 이와 유사한 포장으로 새롭게 디자인을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젊은 시장을 노려라

다양한 손크기를 고려하여 디자인한 그립존을 지닌 게토레이 E.D.G.E 보틀

보다 효율적인 개선을 하게 되는 리디자인은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에서 보다 효과적인 비즈니스 전략으로 나타나고 있다. Metaphase Design Group의 설립자이자 CEO인 브라이스 루터는 다수의 제품 패키지에 사용자에 포커스를 맞춘 디자인을 접목시키고 있다.

그는 디자인 산업에서 패키지의 인간공학적 영향에 대한 측면을 종종 무시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을 위해 루터는 그의 회사를 설립하였으며 그의 회사에서는 과학적 연구와 인간공학적 측면을 적극적으로 디자인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러한 작업 중 하나가 1995년 Metaphase는 Quaker Oats와 함께 20온스 용량의 게토레이 보틀의 리디자인 작업이다.

Metaphase 팀은 다양한 스포츠 경기의 운동선수들에 대한 소비 행태와 제품들의 형태 및 크기에 관한 연구를 하였다. Metaphase에서는 운동선수들에게 음료 제품이 어떻게 공급되고, 운반되고, 소비되는지 또한 어떻게 지각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가 게토레이 E.D.G.E(Ergonomically Designed Gatorade Experience)로 나타났다.

E.D.G.E는 그립 존(grip zone)이라 불리는 잡기 쉬운 부분을 지닌 스포츠 음료용 24온스 보틀이다. 그립 존은 사람의 손 크기를 아주 세밀하게 고려하여 디자인 되었다.

병 입구 부분도 인간공학적 연구를 토대로 입 모양에 맞추어 입술로 열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기존의 20온스 용량의 제품이 운동선수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제품의 용량을 증가시켰다.

폭넓은 선수들을 타깃으로 하여 이들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Metaphase와 게토레이는 사용자들에게 보다 유용한 디자인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었으며, 판매는 25% 증가하였다.

내용물을 보다 쉽게 덜어 낼 수 있는 Kraft Foods의 1갤런 마요네즈 용기

보다 최근에 루터의 팀은 Kraft Foods와 함께 식품서비스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1갤런 용량의 마요네즈 용기를 리디자인 하였다. 새로운 디자인은 내용물을 최적으로 담을 수 있는 사각형의 입방체 형태를 지니고 있다.

또한 코너와 내부 표면에 라운드를 주어 사용할 때 쉽게 따라낼 수 있도록 디자인 하였다. 추가적으로 기존 용기 디자인의 어깨 부분은 제거 하였으며 사용자가 제품을 안정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용기의 받쳐주는 손잡이를 용기에 부착하였다.

입구를 보다 크게 하여 사용자가 마요네즈를 떠내는 동작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Metaphase 팀은 이 패키지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하여 다시 한번 조사를 하여, 소비자들이 대부분 내용물을 떠내는데 용기를 기울여 수평으로 떠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손에 대한 생체학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내용물을 떠낼 때 손의 구조가 수평적인 위치에서 움직이는 것이 보다 편안함을 느낀다는 점을 고려하여 손잡이의 위치를 새롭게 배치를 하였다. 또한, 손잡이의 크기를 모든 크기의 손에 적합하도록 디자인 하였다.

루터는 이러한 디자인에 대한 접근에 대하여 “Ergonomics of Living Design Process”라 부르고 있으며, 이러한 것이 보다 심화되는 기업간의 경쟁에서 이점을 제공해 준다고 말한다.

“소비자 지향의 패키지 디자인은 혁신적인 제품으로 이끌어 나가며,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 범주를 만들게 되며, 일용품 시장에서 당신 자신을 즉시 드러내 보일 수도 있게 한다”고 루터는 설명하였다.

Dutch Boy Paint 캔을 리디자인 한 쉐린 윌리암스도 적절한 예가 될 것이다. Jim MacDonald의 패키징 엔지니어인 쉐린 윌리암스는 그의 회사가 기존의 금속 캔에 대한 리디자인이 왜 필요로 했는지를 설명하였다.

“10여년전 페인트 구매고객 중 여성은 44%에 불과했다. 오늘날 여성 고객이 66%에 이르고 있다. 페인트 및 도배와 관련된 제품의 구매에서 구매자의 85%가 여성이거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Twist & Pour 캔은 여성을 타깃으로 하여 보다 취급하기 알맞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여성 사용자를 고려한 새로운 형태의 페인트 용기

Dutch Boy Paint는 기존의 용기에서 블로우 성형으로 만들어진, 손잡이, 푸어 스파우트 및 트위스트 오프 뚜껑을 장착한 플라스틱 용기를 새롭게 적용하였다.

이 제품은 보다 폭넓은 사용자의 범위에 대해 디자인이 어필하는 것뿐만 아니라 패키지를 개봉 또는 재밀봉을 하기위한 별도의 도구를 제거하는 기능을 갖추었다. MacDonald는 Twist & Pour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너무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던 것 아냐?”라고 표현하고 있다.

포괄적인 디자인 = 이익을 가져다주는 디자인

이 글에서 제시된 예들은 기업들이 패키지 디자인을 할 때 사용자를 더 많이 고려하는 것이 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제시된 모든 패키지들은 기업에 금전적인 이익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유명 어워드에 선정되어 기업에 명예를 주기도 하였다.

보편적이며, 유용한 모든 사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은 금전적 이익뿐만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해준다. 고령자가 증가하는 시장상황에서 불편한 조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미국 내에서 어림잡아 60대 이상의 860만명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위한 활동에서 한가지 이상의 어려움을 격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10만명의 사람들은 개별적인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만일 오늘날의 패키지가 이 같은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 되었다면 그만큼 판매의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될 것이다. 사용하기 쉽도록 “가장 폭넓게 가능한” 디자인을 하는 것은 비즈니스 전략으로도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용의 편리성은 소비자들에게 값을 지불하도록 하는 요인이 될 것이며 기업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을 해야 할 것이다.